폭스바겐 몰락, 재편되는 수입차 시장 변화 2가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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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스바겐이 불러온 디젤게이트 여파로 국내 수입차 시장이 지금 요동치고 있습니다. 작년에 터진 디젤파문이지만 국내에서는 시간이 지날수록 일파만파로 커지고 있고 그결과 폭스바겐의 몰락은 가시화 되고 있습니다. 이미 포스팅을 하기도 했지만 폭스바겐은 전년동기대비 -40.4%, 전달인 6월 대비 -76.8% 하락했습니다.



폭스바겐 그룹에 속해있는 아우디 역시 전년동기대비 -15.2% , 6월대비 -46.5% 하락했습니다. 이제 본격적으로 판매량에 영향을 주면서 폭스바겐과 아우디는 국내 수입차 시장에서 동반 몰락을 하고 있습니다.



무너지는 프레임, 재편되는 2가지 변화


폭스바겐 그룹의 몰락으로 국내 수입차 시장은 지금 빠르게 재편되고 있습니다. 그동안 오랜 시간 만들어왔던 폭스바겐을 위시한 독일차 지배 프레임이 무너지고 비 독일차의 약진과 함께 춘추전국시대에 들어서는 모습을 보이고 있습니다.


그동안 수입차 시장 판매량 변화를  카이 블로그에서 관심있게 다루지 않은 이유는 늘 뻔한 그림이었기 때문입니다. 뭔가 국산자동차의 판매량에서는 역동적인 움직임들이 있지만 수입차 시장은 그 나물에 그 밥으로 오랜시간 독일차와 디젤차의 한정된 프레임에 갇혀 있었습니다.



이러니 매달 판매량 순위를 자세히 살펴보는 의미가 없었기에 다루지 않고 넘어간 부분이 많습니다. 하지만 올해 들어서는 디젤게이트 파문으로 변화의 조짐들이 보이면서 흥미를 가지고 살펴보는 시간이 많아졌습니다.


특히나 7월 판매량에서 요동치는 순위를 보면서 이전과는 달리 앞으로는 상당히 흥미로운 수입차 시장이 될 것이라는 감이 옵니다. 7월의 수입차 시장을 보면서 앞으로 예상할 수 있는 변화는 크게 2가지로 볼 수 있습니다.


1. 무너지는 독일 천하, 비 독일 국가의 약진


폭스바겐, 아우디의 동반 몰락으로 예상할 수 있는 것은 독일차의 영향력 감소라 할 수 있습니다. 그동안 수입차 판매순위 10위권을 보면 9개는 독일차 브랜드가 독식을 하고 간간히 일본차 한대 정도가 구색 맞추기 식으로 등장하는 그림이 대부분이었습니다. 독일에서 보면 정말 한국의 독일차 사랑에 대해서 9시 뉴스에서 특집으로 다뤄야 할 정도로 열풍에 가까운 모습을 보였습니다.


하지만 그랬던 독일차 사랑도 디젤게이트 파문으로 서서히 사라지고 있습니다. 사랑이 크면 실망도 큰 법, 이미 독일차에 대한 신뢰는 무너진 상태입니다. 독일의 올바른 장인의 이미지를 품어내던 독일차는 이제 도로에서 접하게 될때 그저 '사기꾼' 이런 느낌뿐이 들지 않습니다. 특히 폭스바겐, 아우디 차량을 볼 때 그 느낌이 더 강하게 듭니다.



한국을 상대로 그런 사기행각을 벌였음에도 여전히 잘못을 시인하지 않고 정부와 맞서는 모습을 보면 예전에 생각하는 독일의 이미지는 이제 안드로메다로 사라져 버린 느낌입니다.


이런 상황에서 독일차가 계속 시장의 리드를 유지한다는 것은 쉽지 않습니다. 7월 수입차 시장의 탑10을 보면 변화되는 모습을 바로 느낄 수 있습니다.


2016년 7월 수입차 판매량 TOP10


1 Mercedes-Benz E300 1,133대
2 BMW 520d 448
3 Mercedes-Benz C220d 445
4 Ford Explorer 2.3 426 (미국)
5 Lexus ES300h 363 (일본)
6 Land Rover Discovery Sport TD4 319 (영국)
7 BMW 320d ED 301
8 Mercedes-Benz S350d 4MATIC 293
9 Mercedes-Benz C200 273
10 Audi A4 45 TFSI 271


(수입차 개별모델 순위표)




순위를 보면 아직도 독일차가 탑10에 7개의 모델을 올려놓고 있지만 비 독일차의 약진이 더 눈에 들어 옵니다. 특히나 영국 럭셔리 SUV 브랜드인 랜드로버의 약진이 돋보이는데 제가 보기엔 탑10에서 처음 보는 것 같습니다. 그동안 렉서스 ES300h 는 독일차의 틈바구니에서도 꾸준히 홀로 버틴 이력이 있지만 랜드로버는 그런 모습을 보이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 렉서스 ES300h


▲ 포드 익스플로러


그리고 포드의 대형SUV 차량인 익스플로러 역시 오랜만에 이름을 올렸습니다. 대부분의 시간속에서 9개정도의 모델을 올려 놓았던 독일차가 이젠 7개 정도로 줄어들고 있는 것을 보더라도 변화가 느껴지네요. 7월은 이정도지만 8월 판매량에서는 더욱 많은 비독일차가 리스트에 등장을 할 것이라 예상됩니다.


▲ 랜드로버 디스커버리 스포츠


독일차가 7개 모델을 올려 놓았지만 그동안 티구안으로 1위 단골손님이었던 폭스바겐의 차량들은 하나도 보이지 않고 아우디 역시 10위에 A4 한차량만 올라와있습니다. 두 브랜드가 특히 큰 타격을 받은 상태라 볼 수 있습니다.


국가 점유율 역시 전년동기대비 변화가 있었습니다.


수입차 국가 점유율 (2015년 → 2016년 7월)


독일차 66.9% → 57.6%

일본차 12.2%  → 15.5%

영국차   8.4%  → 11.7%

미국차   7.4%  → 9.4%

스웨덴    1.5%  → 2.9%


독일차는 작년 같은 기간에 비해서 점유율이 하락을 했지만 일본차, 미국차, 영국차는 점유율을 크게 끌어 올리고 있습니다. 특히나 랜드로버 재규어를 앞세운 영국차와 XC90 같은 신형 모델을 대거 출시하는 볼보의 스웨덴이 특히 인상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습니다.


▲ 볼보 XC90 (스웨덴)


그동안 재규어, 랜드로버, 볼보같은 유럽차는 국내에서 큰 인기를 끌지 못했는데 독일차의 신뢰가 하락하면서 소비자들이 주목하고 있습니다. 아무래도 초록은 동색이라고 유럽차를 타다가 갑자기 비유럽차를 타는 것은 적응이 안될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아무래도 고급스러운 부분에 있어서는 유럽차가 일본, 미국차에 비해서는 앞선다는 인식을 가지고 있는 것도 한 몫을 했습니다.


하지만 독일차의 빈자리 반사이익을 가장 크게 누리는 것은 일본차로 볼 수 있겠네요. 그 뒤를 이어서 영국, 미국차 순으로 추격을 하고 있습니다. 


2. 무너지는 디젤, 살아나는 가솔린, 하이브리드


수입차 탑10에서 발견할 수 있었던 첫 번째 중요한 변화는 비독일차의 약진이었습니다. 일본, 미국, 영국차가 각각 1대씩 총 3개 모델을 순위에 올려놓았는데 이것 외에 또 하나의 중요한 변화가 있습니다.


그것은 디젤 천하가 막을 내리고 가솔린, 하이브리드 차량으로 트랜드가 빠르게 옮겨가고 있다는 것 입니다. 


2016년 7월 수입차 판매량 TOP10

1 Mercedes-Benz E300 1,133대 (가솔린)
2 BMW 520d 448
3 Mercedes-Benz C220d 445
4 Ford Explorer 2.3 426 (가솔린)
5 Lexus ES300h 363 9 (하이브리드)
6 Land Rover Discovery Sport TD4 319
7 BMW 320d ED 301
8 Mercedes-Benz S350d 4MATIC 293
9 Mercedes-Benz C200 273 (가솔린)
10 Audi A4 45 TFSI 271 (가솔린)

(수입차 개별모델 판매 순위표)


디젤게이트 이전에는 순위에서 9개 모델 또는 10개 모델이 전부 디젤로 독식하던 때가 있었습니다. 하지만 7월 순위를 보면 가솔린 모델이 4개, 하이브리드 모델이 1개로 총 5개의 가솔린 차량이 리스트에 올라와있습니다.


▲ 1위에 오른 벤츠 E300 (가솔린)


이제 구도가 디젤(5대) vs 가솔린, 하이브리드(5대) 구도로 바뀌어 버렸습니다. 6월만 해도 7대의 디젤차량이 올라와 있었는데 불과 한달 사이에 디젤은 2개나 줄어들었습니다. 앞으로는 수입차 시장에서 디젤과 비디젤의 경쟁이 더욱 더 치열해질 것으로 예상됩니다.


특히나 1위를 차지한 벤츠 E300도 가솔린 모델임에도 불구하고 1133대나 판매 되면서 1위에 올랐다는 것이 가솔린의 부활을 알리는 신호라고 볼 수 있습니다. 현재 벤츠 E클래스 주력 모델인 E220d 같은 경우는 인증이 계속 지연되면서 판매가 안되고 있는데 그 빈자리를 가솔린 모델인 E300 이 잘 매꾸고 있습니다.


E220d 모델을 기다렸던 소비자들이 인증 문제로 다른 디젤 차량을 사기 보다는 가솔린 모델로 옮겨가는 것으로 보입니다. 예전 같았으면 인증이 끝날때까지 기다리겠지만 지금은 인증이 되다는 보장도 없고 디젤의 인식이 급속도로 나빠지면서 오히려 가솔린 모델을 선택하고 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연료별 점유율 변화 (2015년 → 2016년 7월)


가솔린 26.5% → 39.7%

디젤    69.2% 52.7%

하이브리드 3.8% → 7.5%


연료별 점유율 변화만 보더라도 디젤만 하락을 했고 가솔린, 하이브리드 모두 상승을 하고 있습니다. 가솔린은 순위에서 보듯이 무려 10% 이상 상승을 했고 하이브리드 역시 상승세를 높이고 있습니다. 하이브리드의 약진으로 이득을 보고 있는게 토요타인데 그래서 국가 점유율에서 일본차는 상승세를 보이고 있습니다.



▲ 토요타 라브4 하이브리드


독일차가 디젤에 올인할때 일본차는 별로 개의치 않고 가솔린, 하이브리드에 중점을 두었는데 결국은 이런 시기에 보상을 받고 있습니다. 특히 토요타의 약진이 돋보이는데 아무래도 하이브리드카를 대표하는 브랜드라서 디젤차 몰락의 반사이익을 제대로 누리고 있습니다.


렉서스 ES300h 를 필두로 캠리, RAV4, 프리우스등 다양한 하이브리드 모델로 독일차 몰락의 틈세를 파고 들고 있습니다. 앞으로 일본차가 국내에서 공격적인 마케팅과 가격적인 인하로 승부를 본다고 하면 빠른 속도로 수입차 시장의 복병으로 뛰어 오를 가능성도 있습니다.


물론 일본차가 국내에서 가지고 있는 이미지의 한계 때문에 대세가 될 순 없겠지만 앞으로 현대차가 일본차의 약진은 경계해야 할 필요가 있습니다. 현대차와가격이나 이미지등 여러모로 겹치는 부분이 많은 일본차가 약진을 하게 되면 그만큼 현대기아차의 점유율을 빼앗아 올 수 있기 때문입니다.


7월의 수입차 순위만을 놓고 속단하긴 이르지만 그동안 프레임에 갇혀 있었던 재미었던 구도가 한층 흥미롭게 변화하고 있습니다. 앞으로는 더 큰 변화들이 목격이 될 것이고 그렇기 때문에 더욱 주목할 필요가 있습니다. 한국을 무시하다 큰 화를 입은 폭스바겐의 모습을 보면서 수입차 브랜드 역시 국내에서 몸을 낮출 가능성이 더욱 커졌습니다.


이렇게 되면 소비자 입장에서는 좋을 수 밖에 없습니다. 수입차들은 이제 반감을 살 만한 모습을 최대한 자제하려고 노력할 것이기 때문에 가격의 거품을 내리고 서비스등 소비자의 권익 보호에 더 신경을 쓸 수 밖에 없기 때문입니다. 어찌보면 폭스바겐 파문은 국내 수입차 시장의 새로운 막을 여는 계기가 되었다고 볼 수 있습니다.


물론 긍정적인 측면으로 말이죠. 수입차를 좋아하는 소비자에겐 즐거운 변화가 찾아 오고 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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