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보다 저렴한 제네시스 G90, 미국 고급차 도전 성공할까
- 자동차/이야기
- 2016. 9. 4. 08:02
현대차에서 독립한 럭셔리 브랜드인 제네시스의 플래그십(기함) G90(한국명 EQ900) 이 미국 가격을 공개하고 본격적인 미국 진출을 알렸습니다.
중형 럭셔리인 G80은 이미 8월에 미국 시장에 진출을 했는데 대형급인 G90은 그 보다 한 달 늦게 출시가 되었네요. 동생 보다는 형이 늦게 미국땅을 밟는 셈입니다.
보통 기함이 먼저 상륙하고 그 뒤를 이어서 나머지 모델이 먼저 출시가 되던가, 아니면 동시에 선보이는 경우가 많은데 제네시스 같은 경우는 좀 특이한 경우라 할 수 있습니다.
G90(EQ900), 공개된 미국 가격
아무래도 미국 시장에서 어느정도 인정을 받고 있는 '제네시스(DH)' 의 DNA를 그대로 이어받은 G80이 먼저 진출해서 분위기를 뛰우는게 더 중요했을 겁니다. G90 같은 경우는 미국에서 부진했던 에쿠스의 뒤를 이은 차량이라 아무래도 부담 스러운 점이 있기때문입니다.
한달 먼저 진출한 G80의 첫달 판매량은 1497대를 기록했습니다. 아직은 성공이니 실패니 이야기를 말할 단계는 아닌 것 같고, 앞으로 몇개월동안 판매량을 지켜봐야 성공의 유무를 파악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 제네시스 G80
8월 판매량은 '나쁘지 않다' 정도로 볼 수 있을 것 같네요.
국내보다 저렴한 가격은 당연해?
G80의 가격이 공개가 되었을때 국내보다 저렴한 가격이 논란을 불어 일으키기도 했는데 G90 역시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일단 현대기아차의 미국 가격은 한국보다 일단 저렴하게 나온다고 보시면 됩니다.
제네시스 G90 미국가격
3.3 프리미엄
후륜 68,100$ (7600만원)
4륜 70,600$ (7866만원)
5.0 울티메이트
후륜 69,700$ (7785만원)
4륜 72,200$ (8064만원)
공개된 가격을 보니 일단 억 단위가 보이던 국내와 달리 상당히 저렴한(?) 가격으로 책정된 것 같습니다. 국내로 보면 G80과 비슷한 가격을 보이는 것 같은데, 확실히 한국차가 미국 땅만 밟으면 자동적으로 가격적인 할인이 일어나는 것은 제네시스 기함인 G90 역시 예외는 아니었습니다.
▲ G90
제네시스 같은 경우 100% 국내에서 생산이 되는데, 배타고 미국까지 가는 운송료에 관세등 이런 저런 것이 다 붙었음에도 한국보다 천만원이상 저렴한 가격때를 보이고 있습니다. 이런 걸 보면 한국에서는 얼마나 많은 마진을 남겨서 판매를 하는지 알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이런 가격적인 부분만 놓고 현대차를 무조건 욕하기도 어렵네요. 만약 현대가 국내와의 형평성을 고려해서 동일한 가격을 미국에도 적용 한다면 그건 차량을 팔지 않겠다는 의미이기 때문입니다.
미국 주요 고급차 판매 가격
벤츠 S클래스 96,600$ ~
BMW 7시리즈 81,000$ ~
렉서스 LS 72,000$ ~
보시는 것 처럼 벤츠S클래스를 제외한 7시리는 8만달러에서 LS는 7만 달러에서 시작을 하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렉서스 LS 국내 시작 가격도 1억이 그냥 넘어가는데 국내 고급차 시장의 가격의 거품이 상당히 심하다는 것을 미국 가격을 보면 알 수 있습니다.)
▲ 벤츠 S클래스
이제 미국 고급차 시장에 갓 진출한 신참 제네시스가 오랜 역사로 이미 자리를 잡은 이들과 경쟁하기 위해서는 가격 경쟁력은 필수 입니다. G90의 가장 비싼 트림인 5.0 울티메이트 4륜이 렉서스 LS 시작 가격과 비슷합니다.
▲ 렉서스 LS
이렇게 하지 않으면 이들과 경쟁할 수 있기에, 가격에 대한 현대차의 변명이 이해는 가지만 아쉬운 것은 어쩔 수 없습니다. 그러려면 국내에서의 가격도 어느정도는 내려와줘야 하는데 말이죠.
최고급 트림인 5.0 울티메이트 4륜 가격이 미국은 72,200$ (8064만원) 인데 국내에서는 5.0 프레스티지 가격이 1억1천700만원을 합니다. 옵션이 동일하다 할 순 없지만 상당한 가격 차이가 나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제네시스의 브랜드 역사가 짧고 고급차 이미지가 아직은 상대적으로 약하기에 이런 공격적인 가격 정책을 세웠다고 하는데, 본인들의 부족함을 언제까지 국내 소비자들의 희생으로 넘어갈려고 하는 건지 모르겠습니다. 오랜 시간 역차별 가격으로 이렇게 성장을 했으면 이젠 국내 소비자들에게도 희생에 대한 최소한의 가격적인 보상은 해줘야 하는데 말입니다.
국내 고급차 가격의 거품이 상당히 심한 이유도 현대차가 만들었다 할 수 있습니다. 현대차가 가격을 합리화 해서 정했다면 다른 수입차들이 그렇게 터무니 없이 높은 가격을 책정할 수 있었을까요? 서로 암묵적인 합의에 위해서 거품은 생겨났다고 봐도 좋을 것 같네요.
▲ G90 실내/실외
여전히 미국과의 가격이 불균형 하다는 것을 이번 제네시스에서도 느낄 수 밖에 없습니다.
이렇게 공격적인 가격 정책을 펼치고 있지만 제가 보기에는 이 가격때에서도 경쟁은 쉽지 않아 보입니다. 공식 가격은 어디까지나 표면적인 것이고 앞으로 딜러 할인이나 차체적인 추가 할인이 들어갈 것이고, 그럼 정말 미국에서는 저렴한 가격에 G90 구입이 가능해집니다.
하지만 고급차 시장이라는 것이 가격이 무조건 싸다고 능사가 아닙니다. 이 시장의 소비자들은 가격 보다는 품질과 감성등 차를 구매해야 할 충분한 이유가 있다면 가격과 상관없이 구매하는 계층이기 때문입니다.
▲ 렉서스 LS
현재 제네시스 G90이 넘어야 할 벽은 벤츠S클래스, BMW 7시리즈가 아니라 아우디 A8 그리고 렉서스 LS 입니다. 벤츠, BMW은 고급차 시장에서 역사와 품질과 인지도가 넘사벽이기에, 그 나마 짧은 역사를 가지고 있는 일본 브랜드인 렉서스 LS 가 현재로 볼 때 넘어야 할 첫번째 벽이라 할 수 있습니다.
미국 고급차 상반기 누적판매량 순위(7월까지)
벤츠 S클래스 10,276대
BMW 7시리즈 6,808대
렉서스 LS 3,311대
미국 대형 고급차 누적 판매량을 보면 현재 1위는 S클래스 입니다. 한가지 재미있는 부분은 미국이 엄청난 자동차 시장을 가졌지만 고급차 판매량을 보면 상당히 소박합니다. 대형 고급차 시장만 보면 국내 보다 오히려 판매량이 떨어진다는 생각까지 드네요.
국내에서 제네시스 EQ900의 상반기 판매량(7월까지)이 18,311대 인데 S클래스는 겨우 1만대가 판매 되었을 뿐 입니다. 현대차가 미국 시장에서 가격을 저렴하게 판매하는 이유가 큰 시장이라는 이유가 있는데, 대형 고급차만 보면 오히려 국내에서 몇배 더 많이 팔리기 때문에 더 저렴하게 판매를 해야 하는거 아닌지 모르겠습니다.
G90(EQ900)의 미국 성공은 물음표
한국이 S클래스 판매량으로 세계 3위에 올라 있는데 확실히 고급차 시장만 보면 미국, 중국이 부럽지 않은 한국입니다. 대중적인 차량은 미국의 판매량이 훨씬 많지만 고급차인 제네시스 G80, G90 은 국내에서 더 많이 판매가 되고 있습니다.
하지만 고급차 시장이 생각보다 크지 않다고 해서 포기할 수 없는게, 미국은 전체적으로 워낙 큰 시장을 가지기에 전반적인 회사의 이미지 상승을 위해서는 기함의 활약도 필요한 부분입니다. 그리고 중국, 중동등 다른 시장을 공략하기 위해서는 미국에서의 성공 스토리가 꼭 필요합니다. 그렇기에 현대차는 가격 역차별 소리까지 들으면서 미국 시장에 이렇게 공을 들이고 있습니다.
그동안 현대차의 기함인 에쿠스가 월 200대 정도 판매가 되었는데 이번 G90 같은 경우도 큰 변화를 기대하기는 어려울 것 같습니다. 렉서스 LS 8월 판매량이 433대 아우디 A8 327대 인 걸 보면 말이죠. 국내에서 판매량이 좋을때는 월 3천대판매가 되던 차량인데 일단 월 500대 가량 판매를 해서 렉서스 LS를 잡는게 1차 목표가 될 것 같습니다.
G80은 준수한 판매량을 보이면서 어느정도 성공의 가능성이 있지만 현재 G90의 성공여부는 미지수 입니다. 상대적으로 저렴한 가격이 소비자들에게 얼마나 어필이 될지가 관건이네요. 그리고 아마존의 음성 개인비서 시스템인 알렉사(Alexa)등 최첨단 기술 도입한 부분이 판매에도움이 될지도 지켜봐야 겠습니다.
하지만 여전히 독립적인 딜러망과 전시장을 갖추지 않고 현대차와 더부살이를 하는 지금으로서는 고급차 이미지를 최대화 시키기에는 한계가 있습니다. 하루속히 현대차와 모든 것에서 분리를 하는 것이 제네시스 성공의 큰 발판이 되는 길이라 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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