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GM 정말 철수? 2가지 이상한 행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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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동안 블로그에서 줄기차게 현대차의 위기에 대한 이야기를 해왔는데 사실 현대차 보다 더 벼랑끝에 몰려 있는 회사는 한국GM 이라 할 수 있습니다. 정말 내일 외신에서 국내 시장 철수 발표를 하는 미국 GM 메리 바라 회장의 모습을 본다고 해도 크게 놀랄 것 같지 않을 정도니 말입니다.


한국GM은 정말 지금 풍전등화 상황으로 회사 설립 후 가장 어려운 시기에 직면해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그리고 아쉽게도 빠져나갈 구멍도 보이지 않습니다.



이러다 보니 요즘 한국GM과 관련된 소식은 살얼음판 같은 아슬 아슬한 이야기들만 가득한 것이 사실 입니다.


특히 회사의 수장이라 할 수 있는 제임스 김 사장도 떠나면서 그 빈자리의 공백도 컸는데 최근에야 그 후임이 내정되었습니다. 자초 위기에 몰린 한국GM이라 누가 그 자리를 맡을지는 초미의 관심사 였습니다.


▲ 한국GM 떠난 제임스 김 사장


신임 사장을 보면서 앞으로 한국GM이 나아갈 방향성을 예측해 볼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모기업인 GM 본사에서 뭘 생각하고 있는지를 알 수 있는 중요한 단서가 될 수 있습니다.


그런데 새롭게 부임한 사장의 이력이 상당히 흥미롭습니다.


1. 철수 전문가를 수장으로?


이번에 새롭게 부임한 한국GM 신임 대표는 카허 카젬(Kaher Kazem) 입니다. 카젬 사장은 2015년 GM인도에 합류해서 최고운영책임자(COO)를 거처 지난 1월 사장으로 올라선 인물 입니다. 


▲ 한국GM 신임 사장 카허 카젬


그리고 그가 사장에 오르고 난후 불과 1년 5개월만인 올해 5월 GM은 인도 시장에서 철수를 결정했습니다.


중국에 이어서 엄청난 인구를 바탕으로 떠오르는 거대 시장인 인도에서 철수 했다는 것은 상당히 충격적인 일이었습니다.


글로벌 자동차 회사들이 인도 시장을 잡기 위해서 적극적으로 뛰어들고 있는 것과 달리 GM은 오히려 발을 뺀 것 입니다.


GM이 인도 시장에서 철수를 결정한 것은 큰 이유가 없습니다.


잘 안팔리기 때문입니다.



GM은 22년전인 1955년 인도에 진출했지만 지난해 판매량은 2만9천대로 점유율이 불과 1% 정도 수준밖에 되지 않습니다.


2015년 메라 바라 GM 회장이 인도시장에 10억 달러를 투자 발표를 하는 등 공격적인 움직임을 보였지만 결국 그 투자 약속은 철회 되었고 GM은 인도에서 철수를 합니다.


인도 판매 조직을 전부 정리했고 지난 3월에는 운영중인 공장 두곳중 한 곳인 구자라트주 할롤 공장을 매각 했습니다.


불과 2년도 안되는 짧은 기간동안 GM인도는 격변의 시간을 보냈는데 그 안에서 철수 작업을 진두지휘 했던 인물이 이번에 한국GM에 새롭게 부임한 카허 카젬 사장입니다.


'철수 전문가' 또는 '죽음의 사신'이라 불리는 카젬 사장의 부임으로 한국GM이 제2의 인도가 되는게 아닌가 하는 우려가 커지고 있습니다.


▲ 카허 가젬 (좌측)


GM측은 카젬 사장이 한국GM을 살리기 위해서 왔다고 강조하고 있지만 '오얏 나무 아래서 갓을 고쳐쓰지 말라는' 속담이 있듯이 뭔가 의심살만한 행동을 스스로 하고 있습니다.


만약 한국 시장을 살릴 생각을 했다면 '철수' 전문가가 아닌 '재활' 전문가를 수장으로 앉혀야 했는데 말이죠. 이런 움직임을 보면 한국GM의 미래가 정말 위태롭다는 생각이 들수 밖에 없습니다.


거대 시장인 인도에서 철수를 결정하고 유럽과 남아공에서도 과감하게 발을 뺀 GM에게 한국 시장 역시 별반 다르지 않기 때문입니다.


한국GM은 그래도 국내에서 현대, 기아에 이어서 판매량 3위 완성차 회사이긴 하지만 최근 판매량과 수익적인 부분에서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다는 것이 문제입니다.



▲ 매각한 오펠 브랜드


과거보다 조금이라도 상승세에 있다면 모르겠는데 작년에 반짝하고 올해 들어서 어려움에 큰 직면해 있습니다.


최근 3년간 누적 적자는 2조원에 달하고 내수 판매 뿐만 아니라 GM이 유럽 '오펠(OPEL)' 브랜드를 매각 하면서 수출 물량도 덩달아 줄어들게 되었습니다.


내수 시장에서 믿었던 신형 크루즈는 사실상 실패에 가까운 참패를 기록중이고 뒤를 받쳐줄 신차도 보이지 않습니다.


나온지 한참 된 사골 모델들로 현재 라인업을 유지하고 있는데 강력한 신차의 투입 없이는 지금의 분위기를 바꿔놓기가 사실상 어려운 상황입니다. 이미 4위 쌍용차에게 3위 자리도 위협받고 있습니다. 



그리고 한국GM 철수의 마지노선 역할을 했던 산업은행과의 15년 계약도 올해 9월로 끝이 납니다.


그동안 산업은행이 GM이 떠나는 것을 막을 수 있는 거부권이 있었지만 10월 부터는 그 카드가 사라지기 때문에 이젠 떠나는 GM을 막을 방도는 없습니다.


GM의 마음을 돌릴 유일한 카드라면 판매량과 점유율 회복인데 그 낌세는 전혀 보이지 않고 오히려 노조 파업이라는 악재만이 남아 있습니다.


새롭게 부임한 카잼 사장이 한국 와서 가장 먼저 해결해야 할 것이 노조와의 임금단체협상이기 때문에 그가 좋은 인상을 받기는 어려울 것 같습니다.


2. 차량 가격 인하가 아닌 인상?


차량이 팔리지 않고 부진에 빠지면 차량 가격을 내리고 할인 등 다양한 프로모션에 들어가는 것이 일반적인 움직임인데 한국GM은 최근 자사의 차량 가격을 올렸습니다.


상황이 상황인지라 상당히 미스테리한 움직임이 아닐 수 없습니다.


▲ 신형 말리부


한국GM은 올란도와 캡티바에 이어서 말리부의 2018 연식변경 모델 가격을 전격 인상 했습니다.


2018년형 말리부 중간트림인 LT 기준 20만원 올랐고 하이브리드 모델도 역시 20만원 올렸습니다.


말리부는 현재 한국GM 판매 모델중에서 스파크에 이어서 두번째로 판매량이 높은데 이번 가격 인상으로 판매량에 부정적인 영향을 받을 것으로 보입니다.


만약 말리부가 인기 있는 모델이라면 가격인상에 대한 저항도 상대적으로 크지 않겠지만 말리부 같이 판매량이 하락세에 접어든 차량이 가격을 올린 것을 소비자들이 어떻게 받아들일지 모르겠습니다.


신형 말리부가 작년 4월 출시 되었을때만 해도 경쟁력있는 가격에 시장의 반응도 좋아서 쏘나타, SM6와 함께 중형차 빅3 구도를 만들기도 했습니다.



한때는 SM6를 제치고 2위로 올라서며 쏘나타를 위협하기도 했지만 거기까지가 말리부의 한계 였습니다.


그 후 부진에 빠지면서 판매량은 계속 하락했고 지금은 중형차량 중에서 가장 낮은 판매량을 기록하면서 꼴찌로 전락 했습니다.


이미 하락세로 접어든 마당에 여기에서 가격까지 올리면 판매량이 오를 수 있을까요?


말리부는 처음 출시 되었을때 경쟁력 있는 가격으로 높은 인기를 끌었는데 출시 4개월만에 2017년형 모델을 내놓고 가격을 올린 전적이 있습니다. 그런데 이번에도 2018년 모델을 내놓으면서 또 다시 가격을 올리면서 1년 사이 두번의 인상이 이루어진 것 입니다.


가격의 인상과 함께 처음 매리트로 작용했던 가격 경쟁력은 떨어지기 시작 했는데 또 한번의 인상으로 판매 회복은 더욱 어려워지고 있습니다. 


어차피 판매확대는 물 건너 갔으니 가격 올려서 수익성이라도 높여 보자는 심산인 것 같습니다.


그리고 말리부 뿐만 아니라 현재 단종 이야기가 계속 흘러나오는 중형 SUV 캡티바 역시 작년만 2017년 모델이 나오면서 트림별로 50~60만원 가격이 인상 되었습니다.



올란도는 2017년 모델이 기존 모델 대비 80~90만원, 임팔라 역시 가격인상이 이루어졌습니다.


그리고 예상한대로 이렇게 올린 후에 판매량은 역시 좋지 못합니다.


어려움에 직면한, 그리고 끊임없는 철수설에 시달리고 있는 한국GM의 행보는 이제 일거수 일투족이 관심의 대상입니다. 그런데 철수설을 잠재우는 행동이 아니라 오히려 철수설을 부채질 하는 행동을 하고 있어서 주목을 받고 있습니다.


정말 GM은 한국 시장에서 철수를 하려는 걸까요?


오늘 이야기한 두 가지 움직임만 봐도 충분히 그럴 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한국 시장은 GM에게도 중요하다고 말 하는데 이젠 말 보다 실천이 필요한 시기입니다.


by 카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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