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쿠스 품은 제네시스, 성공할 수 있을까?

Khai
자동차/이야기
2015. 11. 4. 14:30

그동안 무성한 이야기가 오고 갔던 에쿠스의 새로운 이름은, 예상했던 대로 제네시스가 되었습니다. 드디어 제네시스가 형님 에쿠스를 품고 현대차의 새로운 럭셔리 브랜드로 올라섰습니다. 이젠 현대차 단일 브랜드가 아닌 토요타 렉서스, 닛산 인피니티, 혼다 어큐라 같이 투트랙 브랜드 전략을 취하게 되었습니다.

처음 제네시스가 나왔을때 이런 이야기들이 나왔지만, 현대차는 럭셔리 브랜드 성공 확신이 없었기에 제네시스를 현대차 산하 브랜드로 두었습니다. 아직은 현대차의 이미지가 낮기에 좀 더 고급스러운 브랜드 이미지를 키워야 한다는 생각을 하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제네시스는 성공적으로 시장에 데뷔를 했고 국내 뿐만 아니라 미국 시장에서도 성공의 길을 달리고 있습니다. 제가 보기엔 현대차는 제네시스 출시전과 출시후로 나눌 수 있다고 보는데, 제네시스 출시후에 현대차의 이미지는 환골탈태에 가까울 정도로 큰 변화를 보였습니다.

(성공의 길을 달렸던 1세대)

제네시스 이전과 이후로 나눌 수 있는 현대차

그동안 미국 시장에서 저가의 싸구려 이미지가 강했던 현대차는 제네시스를 통해서 고급차 브랜드의 접근으로 어느정도 성공을 거두었습니다. 제네시스 1세대는 시장에 등장하자 마자 북미 올해의 차량에 선정되는등 판매량과 이미지 상승에 있어서 두 마리 토끼를 다 잡은 모델입니다.

그리고 나온 제네시스 2세대 역시 1세대 못지 않은 큰 인기를 얻으면서 국내뿐만 아니라 미국 시장에서도 순항을 하고 있습니다. 제네시스는 국내에서도 큰 인기를 얻고 있는데 높은 가격에도 불구하고 국내 판매량 상위권에서 높은 판매율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1세대 보다 100배 멋진 모습으로 돌아온 2세대)

개인적으로도 현대차 최고의 업적은 제네시스를 만든 것이라고 생각할 정도로 제네시스는 제가 가장 좋아하는 차량중에 하나입니다. 현대차에서 가지고 싶다는 소유욕을 불러 일으키는 차량도 제네시스가 유일하다 할 수 있습니다.

처음에 제네시스 브랜드가 데뷔를 했을때 렉서스 같은 단일 브랜드 전략을 취해야 한다고 생각을 하고 있었는데 늦었지만 지금이라도 그런 결정을 내린것에 박수를 쳐주고 싶습니다.

독립된 럭셔리 브랜드로 출범

4일 현대차는 서울 동대문 디자인 플라자에서 글로벌 브랜드 '제네시스' 공식 출범을 알렸습니다.

그동안 국내 대형차 시장을 이끌었던 에쿠스는 결국 동생인 제네시스의 품 안으로 들어가게 되었습니다. 제네시스가 현대차의 서브 브랜드가 아닌 새롭게 독립된 럭셔리 브랜드로 나뉘기 때문에 앞으로 제네시스는 현대차 로고를 버리고 판매가 됩니다.

제2의 렉서스로 성공할까?

렉서스, 인피티니를 생각하시면 이해하기 쉬울 겁니다. 한국에서 판매되는 제네시스에는 현대 로고가 없는데 이번에서 미국을 방문해 보니 제네시스 같은 경우 현대차 로고와 함께하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그냥 기존의 쏘나타, 그랜저, 에쿠스 같이 현대차에서 만드는 여러 차량중에 하나 정도의 존재감을 가질 뿐이었습니다. 하지만 이젠 전략이 바뀌었으니 제네시스의 로고만 있을 것 이고 기존의 판매 전략도 새롭게 해야 할 필요가 있습니다.

앞으로의 계획은 2020년까지 6종의 새로운 차량이 제네시스 브랜드로 나온다고 합니다. 가장 빠른 것은 다음달에 나올 신형 에쿠스가 이름을 바꿔서 제네시스 초대형 세단으로 등장을 합니다. 새로운 차명은 알파벳 'G' + 숫자로 구성된다고 합니다.

(신형 에쿠스의 새로운 이름은 제네시스 EQ900 입니다.)

초대형 럭셔리 세단은 'G90', 대형 럭셔리 세단인 지금의 제네시스는 'G80' 2017년 하반기에 출시할 중형 럭셔리 세단은 'G70' 앞르오 나올 중대형 SUV에도 역시 G를 기반으로 한 문자+숫자 방식으로 적용될 예정이라고 합니다.

다만 다음달에 나올 에쿠스만 이름이 약간 다른데 'EQ900' 으로 불린다고 합니다. ‘에쿠스’가 축적해온 위상과 헤리티지를 존중한다는 의미의 ‘EQ’ 와 제네시스 브랜드의 최상위 라인업과 완성·절정을 의미하는 숫자 ‘9’ 를 적용해 나온 이름입니다.

(제네시스 비전G)

제가 보기엔 그냥 '제네시스 G90' 이렇게 해도 좋을 것 같은데 아마도 에쿠스를 그냥 떠나보내기 아쉬운 마음에 이렇게 한 것 같습니다. 아마 미국에서 판매가 될때는 그냥 G90 으로 팔릴 것 같네요.

국내에서도 초반에는 'EQ900' 으로 차명을 하겠지만 부분변경을 하면서 G90으로 변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성공할 수 있을까?

이젠 현대차에 새로운 동급의 브랜드가 하나 탄생을 했습니다. 단일 브랜드에서 고급 브랜드가 새로 생긴 것인데 과연 성공할 수 있을까요? 토요타는 렉서스를 새로 만들어서 고급화 전략에 있어서 큰 성공을 거두었지만 닛산 인피티니, 혼다 어큐라 같은 경우는 기대했던 것 만큼의 성과를 거두지는 못했습니다.

일본차보다 브랜드 인지도와 신뢰도가 떨어지기 때문에 제네시스 성공은 현재로서 장담하기 어렵다 할 수 있습니다.

(미국 고급 쇼핑몰에 전시중인 제네시스, 전기차 테슬라 매장 바로 앞에서 전시를 하고 있었습니다.)

(구경하는 시민들)

그래도 이번에 미국을 방문해 보니 현대기아차의 위상이 생각보다 높다라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어디서나 쉽게 만날 수 있었고 미국 도로에서 볼때도 전혀 낮선 느낌이 없을 정도로 미국 시장에 잘 녹아드는 디자인의 차량을 만들고 있다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현대차 로고가 있다보니 뭔가 급이 떨어지는 느낌이었습니다.)

그리고 제네시스 역시 자주 만날 수 있었는데 아쉽게도 고급스러운 느낌은 크게 받지를 못했습니다. 주로 1세대 제네시스가 많이 보였는데 한국에서 보았을대의 고급스러움이 미국에서는 느껴지지가 않더군요.

(현대차 로고를 버려야 합니다.)

뭔가 좀 더 떨어지는 느낌이라고 할까요? 아무래도 후미에 현대차 로고가 함께 있으니 뭔가 격이 떨어지는 느낌이있었습니다. 사실 아직 현대차가 가지는 이미지는 고급스러움 보다는 그냥 대중적인 느낌의 중저가 이미지가 강하기 때문입니다.

(미국 시장에서 데뷔이후에 2천대 이상 꾸준하게 팔리며 순항하고 있습니다. 참조: 미국시장 판매량)

미국에서 제네시스는 1세대 2세대가 꾸준하게 잘 팔리고 있습니다. 준대형 그랜저가 300여대 팔리는 것과 비교해보면 월 2천대 이상이 판매되면서 계속 순항하고 있습니다.

이번에 글로벌 브랜드 출범식을 거치면서 새로운 제네시스 브랜드 전략과 마케팅이 들어가면 판매량은 큰 폭으로 올라갈 수 있으리라 봅니다. 지금의 윙타입 엠블램 역시 고급감과 시안성을 개선한 '2세대 윙타입 엠블렘'을 적용한다고 하니 기대해봐야 겠습니다.

스타 디자이너의 영입

게다가 새로운 슈퍼 디자이너를 영임해서 디자인에 있어서의 기대감을 높이고 있습니다. 피터 슈라이어에 이어서 아우디, 람보르기니, 세아트 등의 디자인을 담당했으며, 2012년부터는 벤틀리 수석 디자이너로 재직해온 루크 동거볼케를 영입했습니다.

이로서 현대기아차는 슈퍼 디자이너 두 명을 동시에 가졌기에 앞으로 나올 제네시스 디자인에 대한 기대감을 더욱 높여주고 있습니다.

그동안 벤틀리의 짝퉁 날개라 불리던 제네시스의 날개가 벤틀리, 에스턴 마틴의 윙타입 처럼 사람들에게 인정받는 날이 올 수 있을까요? 다음달에 선보일 에쿠스 후속 EQ900 을 보면서 한번 성공의 가능성을 살펴봐야 겠습니다. ^^

(제네시스 출범을 알리는 사이트가 오픈이 되어서 방문했는데 기대감과는 달리 좀 조잡스럽게 만들어진 것 같네요. 보기도 불편하고 무거워서 제 맥북프로가 갑자기 굉음을 내길래 몇초 보다가 바로 나왔습니다. 그냥 심플하게 보기 편하게 만들었으면 좋았을텐데 이것 저것 멋지게 보인다고 화려하게 만든 것 같긴 한데.. 아쉬운 부분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