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년만에 돌아온 신형 크루즈, 가격 논란에 빠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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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지엠의 2017년 필승 카드인 준중형 신형 올뉴 크루즈가 공개가 되었습니다. 그동안 마땅한 신차 없이 힘든 세월을 보내다가 작년 선보인 신형 말리부와 스파크가 선전 하면서 좋은 성적을 거두었습니다. 그리고 올해는 그 기세를 몰아 신형 크루즈를 선 보였고 이 녀석을 통해서 SM6, QM6를 앞세운 르노삼성의 역습을 뿌리치고 확실하게 3위 자리를 지키려고 합니다. 


신형 말리부에 이어서 크루즈를 통해서 원투 펀치 라인업을 만들려는 것이 한국지엠의 전략이라 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그 전략이 생각했던 대로 제대로 시장에 통할 수 있을까요?



일단 보여지는 것에 있어서는 신형 크루즈의 성공 가능성은 충분히 있어 보입니다. 무려 9년만에 신형으로 돌아온 모델이라 변화의 폭이 상당히 크기 때문입니다. 크루즈는 그동안 사골 차량으로 오명을 떨치면서 국내 시장에서 힘든 시간을 보냈던 것이 사실 입니다. 이미 현대 아반떼 라는 준중형 시장을 독식하는 차량이 있는 상태에서 9년이나 우려먹은 차량으로 경쟁을 펼친다는 것 자체가 사실 말이 안되었습니다. 


▲ 9년만에 돌아온 신형 크루즈 


크루즈는 준중형 시장에서 생명만 간신히 연장을 하는 정도의 성적만을 보여주고 있었는데 그러다보니 두 차량의 판매량 차이도 상당히 컸습니다. 


2016년 준중형 판매량 


1위 아반떼 93,804대

3위 크루즈  10,847대 


거의 9배 가량 차이나는 판매량인데 9년 된 사골 차량으로 보면 이 정도 버틴 것도 선전 했다고 볼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이젠 지긋한 사골 오명 수모도 끝났습니다. 완전히 새옷을 갈아 입고 완전히 달라진 모습으로 돌아왔기 때문입니다. 



달라진 디자인, 더욱 커진 차체 


국내에서 자동차의 '디자인'과 차량의 '크기'는 상당히 중요한 요소중에 하나인데 신형 크루즈는 두 부분에서 상당히 강점이 있는 차량입니다. 구형 모델에 비해서 디자인이 상당히 세련되게 변모 했고 차량 크기도 중형급에 가깝게 커졌기 때문입니다. 


차량 크기 비교 (단위:mm)


신형 크루즈 

전장 4665, 전폭 1805, 전고 1465, 휠베이스 2700 


현대 아반떼 

전장 4570, 전폭 1800, 전고 1440, 휠베이스 2700 


표에서 보시는 것 처럼 라이벌인 아반떼 보다 전장은 95mm 늘어났고 전폭은 5mm 늘어 났습니다. 외관에서 볼 때 늘어나 전장 길이 때문에 아반떼에 비해서 상당히 크게 느껴 질 수 밖에 없습니다. 그러다 보니 한국지엠은 지금 신형 크루즈를 준중형에 위치 시키기 보다는 한등급 높은 중형차급에 올려 놓는 마케팅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신형 크루즈 준중형을 벗어나 중형을 꿈꾼다?


아무래도 국내 준중형 시장은 절대강자인 아반떼의 존재감이 워낙 크기 때문에 다른 차별 전략을 펼쳐야 하는데 현재 그것이 '탈준중형 전략' 입니다. 작년 르노삼성 SM6 가 세그먼트 파괴 전략으로 재미를 보았는데 올해는 한국지엠이 그 전략을 따라 하고 있습니다. SM6 가 중형 프리미엄 가치를 내걸었다면 크루즈는 준중형 프리미엄을 내세우고 있습니다. 



커진 차체에 차량의 강성은 초고장력 강판과 고장력 강판 비율을 74.6% 까지 끌어 올렸습니다. 이는 현대 아반떼의 초고장력 강판 사용 비율 53% 보다 높은 수치 입니다. 


커진 외형, 강화된 차체강성 그리고 엔진도 완전히 새로 개발된 것이 탑재가 되었습니다. 신형 크루즈에 들어간 1.4리터 터보 엔진은 실린더 블록을 전부 알루미늄으로 만들었습니다. 


크루즈 1.4리터 터보 가솔린 성능 


최고출력 153마력(5600rpm)

최대토크 24.5kg.m(2400~3600rpm)

연비 13.5km/l  

3세대 6반 자동변속기 


아반떼 1.6 GDI 자연흡기 


최고출력 132마력

최대토크 16.4kg.m 

자동 6단  

  

성능을 보더라도 아반떼 1.6 자연흡기 모델에 비해서 출력이나 토크 모두 앞선 모습을 보이고 있습니다. 이 정도 성능 이면 아반떼에 비해서 자신감을 가질 수 있는 요소는 충분하다 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신형 크루즈가 아반떼 보다 잘난척을 할 수 있는 점은 스티어링휠 구동 방식이 R-EPS(MDPS) 라는 점 입니다. 이 부분은 현대기아차의 아킬레스 건이라고 할 수 있는데 현대차가 욕을 먹는 이유중에 하나가 고급차를 제외한 대부분의 차량에 R-EPS 가 아닌 C-EPS를 탑재하고 있다는 것 입니다. 


동일 차량 미국 수출형에는 R 타입을 넣지만 국내에는 단가가 싼 C타입을 넣기 때문에 소비자들의 비난을 얻고 있습니다. 바로 이런 점 때문에 끊임없이 역차별 논란을 만들어내고 있습니다. 


하지만 쉐보레 모델들은 R-EPS 를 주로 탑재하고 있어서 조향감(일명 핸들링)이 상당히 좋은 편 입니다. 크루즈 역시 국내 동급 차량 중에서 유일하게 R-EPS 를 탑재하고 있습니다. 



 높아진 자신감? 가격도 급 상승


이렇게 구형 모델과 비교해서 상당히 많은 개선이 이루어졌으니 한국지엠이 자신감을 가질 만 합니다. 괜히 준중형 프리미엄을 전략으로 내세우는게 아닙니다. 그런데 여기까지는 좋은데 욕심이 너무 과 했던 걸까요?


많은 것이 좋아지다 보니 욕심이 생겼는지 가격도 프리미엄급으로 변했는데 어느정도의 가격 상승은 이해를 할 수 있지만 생각보다 너무 가격을 올려 버렸습니다. 


이렇게 많은 것이 이루어진 상태에서 가격만 조금 신경을 썼다면 국내에서 상당히 긍정적인 방향을 만들 수 있었는데 지금 신형 크루즈를 둘러싼 이야기의 대부분은 가격 입니다. 크루즈를 둘러싼 긍정적인 요소들이 가격 논란에 전부 묻혀 버린 상태입니다. 


2018 신형 크루즈 가격 

LS 1890만원, LT 2134만원, LT 디럭스 2286만원

LTZ 2437만원, LTZ 디럭스 2478만원 


아반떼 가격 

1410~2165만원 


말리부 1.5T 가격 

2388~3284만원 


신형 크루즈 가격은 1890~2478만원 입니다. LTZ 디럭스 가격이 말리부 엔트리 트림 보다 더 비싸게 나왔는데 최고 트림에 풀옵션을 적용하게 되면 약 2800만원에 육박하는 가격입니다. 


▲ 신형 크루즈 가격표 


정말 한국지엠이 내세우는 준중형 프리미엄에 어울리는 가격이 아닐 수 없습니다. 정말 가격만 보면 '탈 준중형'이 맞는 것 같습니다. 이렇게 가격이 높다 보니 한국지엠도 사실 어쩔 수 없이 준중형이 아닌 중형차로 포지셔닝하는 마케팅을 진행할 수 밖에 없었을 것 같습니다. 


크루즈가 준중형 1등이 아닌 3위에 불과한 모델인데 준중형 1등인 아반떼 보다 가격이 더 높게 나왔으니 포지셔닝을 동일하게 한다면 경쟁이 어렵기 때문입니다. 



중형급 가격에 열선, HID 가 없다? 


그런데 가격이 높은 것 만이 문제가 아닙니다. 가격이 높아진 만큼 옵션이 합리적 이라면 소비자들도 수긍할 수 있는데 가격을 올린 이유가 차에서 잘 보이지 않는 게 문제 입니다. 


한국 자동차 시장은 편의장비나 보여지는 부분에 대해 특히 민감한데 한국지엠이 그걸 몰랐던 걸까요? 신형 크루즈는 헤드램프에서 HID 를 아예 선택할 수 없습니다. 국내 시장에서는 이젠 HID 를 넘어서 LED 헤드램프로 관심이 옮겨가고 있는데 9년만에 등장한 크루즈는 오로지 프로젝션 헤드램프만 선택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앞좌석에 열선시트는 있지만 여름에 필요한 통풍시트는 없습니다. 그리고 뒷좌석에는 열선시트 마저 빠졌습니다. 만약 가격이 아반떼 보다 경쟁력 있게 나왔다면 이런 부분이 이해가 가겠지만 훨씬 높아진 가격에 이런 기본적인 옵션이 빠졌다는 것을 소비자들은 이해하기 어렵습니다. 



한국 소비자 특성을 파악하지 못하는 신형 크루즈 


별대수롭지 않은 기능이라 할 수 있지만 이런 사소한 것에 소비자들은 예민하게 반응을 합니다. 특히 아이들이 있는 가정에서는 통풍시트는 그렇다 하더라도 2열 시트에 열선시트가 없는 차량을 과연 구매하고 싶은 마음이 들까요? 추운 겨울에 엄마 아빠만 따듯한 엉덩이로 추위를 녹이는데 자녀들은 뒤에서 추위에 몸부림 치는 모습을 볼 부모는 많지 않습니다. 


아반떼 보다 비싸고 중형급에 가까운 가격에 프리미엄을 외치는 차량에서 이런 경험을 한다면, 그 비싼 돈을 주고 산 가치를 소비자들이 제대로 누릴 수 있을까요? 현대기아차가 국내에서 그렇게 욕을 먹으면서도 판매량에서 사랑(?) 받는 이유는 소비자들이 원하는 것이 뭔지 잘 알기 때문입니다.


한국 소비자들은 의외로 자동차의 성능 보다는 이런 소소한 편의사양 즉 보여지는 것에 더 민감하게 반응하는 편 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이런 부분에 둔한 미국차나 수입차들이 국내에서 고전을 하는 이유중에 하나 입니다. 쉐보레 역시 미국차라 그런가요? 역시 이런 부분들을 여전히 놓치고 있습니다. 이젠 충분히 알만한 데 말이죠. 


소비자들은 가격은 크게 올리면서 이런 작은 것을 놓치고 있는 신형 크루즈를 얼마나 선택을 할지 모르겠습니다. 거기에  요즘 신차 에서는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는 어댑티브 크루즈 컨트롤도 빠져 있습니다. 


▲ 한국 버전 신형 크루즈 


미국은 10개 한국은 6개, 에어백 차별 


그리고 차별 논란을 불러 일으킬 수 있는데 미국과 달리 한국은 여전히 6개의 에어백을 고집하고 있습니다. 한국과 미국의 차량 에어백 차별은 하루 이틀이 아니고 계속 논란 거리를 만드는데 이번 신형 크루즈에도 별 변화가 없습니다. 


▲ 미국 버전 신형 크루즈 


미국 판매 모델에는 10개의 에어백이 달려 있습니다. 조향시스템은 미국과 동일하게 R-EPS 를 적용해서 마음에 드는데 안전과 직결된 에어백은 왜 계속해서 차별을 하는지 모르겠습니다.  에어백을 10개로 올리고 가격을 올렸다면 수긍이 가는데 에어백도 4개나 부족한데 이런 부분을 소비자들이 이해해 줄까요?


한국지엠이 야심차게 선보인 신형 크루즈는 현재 큰 관심을 불러 일으키고 있지만 앞서 살펴 본대로 개선된 성능과 변화 보다는 현재 가격 논란이 더 큰 상태 입니다. 준중형 차량인데 가격은 중형급으로 올려 버린 가격 때문에 소비자들의 비난을 받고 있습니다. 


하지만 가격 논란이 나타난 이유 중에 하나는 그 가격에 어울리는 모습을 하고 있지 않기 때문입니다. 큰 뼈대만 보고 이렇게 달라졌다고 외치고 있는데 소비자들은 그 것 보다는 그 안에 담긴 살을 더 관심있게 지켜보고 있습니다. 


처음 나왔을때는 아반떼를 위협할 수 있을 거라 생각했지만 공개된 가격을 보니 준중형 시장에서 과연 얼마큼의 파급효과를 불러 올지 모르겠습니다. 아반떼 독주를 막아줄 수 있지 않을까 하는 기대감이 있었는데 높은 가격때문에 쉽지 않을 것 같습니다. 적어도 아반떼를 넘어 설려면 가격적인 경쟁력을 갖추었어야 하는데 말이죠. 

오히려 높아진 가격 때문에 신형 말리부의 경쟁력이 더욱 살아날 것 같은 느낌 입니다. 한국지엠에게 지금의 가격 논란은 상당히 부담스러울 것 같습니다. 그나마 현대기아차를 향한 소비자들의 악감정 때문에 한국지엠의 차량들이 더 주목을 받고 있는데 이런 논란이 나온다면 반현대 정서 특혜를 제대로 누리기 어렵기 때문입니다. 


이미 나온 가격을 내릴 수도 없고 한국지엠이 마케팅 포지셔닝으로 한 프미리엄 준중형 전략이 얼마나 시장에 먹혀 들어갈지 두고 봐야 겠습니다. 하지만 기본적인 열선, HID 가 빠진 차량을 소비자들이 과연 프리미엄 차량으로 생각해 줄지 모르겠습니다.  

 

by 카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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