끝나지 않는 차별논란? 토요타 RAV4, 제2의 투싼 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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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수입차 브랜드는 살 얼음을 걷는 기분일 것 같습니다. 폭스바겐의 몰락과 함께 더욱 움추려든 분위기인데 옥시, 이케아의 국내 차별논란과 맞물리면서 더욱 조심스러워 하고 있습니다. 누구 하나 걸리면 끝난다 식의 분위기가 있다보니 잘 못된 부분이 있으면 바로 시정에 들어가는 모습을 보이고 있습니다.



최근에 재규어랜드로버가 연비부적합 판정을 받자 마자 바로 구매자들에게 최대 70만원의 보상금을 지급했는데, 확실이 폭스바겐 사태 이후 수입차 업체들의 대응이 상당히 빨라진 것을 느낄 수 있습니다.



소비자로서는 뭔가 이제서야 제대로 된 권리를 찾는 느낌이라고 할까요? 그동안 차별 논란에 대한 문제 제기들이 꾸준히 나왔지만 대부분 이슈화 되지 못했는데 폭스바겐 사태 이후로 이런 부분들이 제 자리를 찾는 것 같습니다.


토요타의 허위광고?


뭐 하나 걸려봐라 식의 분위기가 팽배한 수입차 시장에서 최근 토요타가 라브4로 차별논란의 이슈를 만들고 있습니다. 토요타는 최근 독일차가 부진한 틈을 타서 친환경 하이브리드카와 가솔리 차량으로 판매량을 빠르게 늘려가고 있습니다. 별 다른 문제만 만들지 않는다면 폭스바겐 사태의 반사이익을 제대로 누릴 수 있는데 이번 이슈로 골치 아픈 상황을 만들어 내고 있습니다.



이번 토요타 라브4(RAV4) 이슈는 '차별논란' 보다는 '과장광고' 가 주 내용인데 핵심은 결국 '차별' 이라고 봐야 할 것 같습니다.


RAV4는 토요타의 소형 SUV 모델로 국내에서는 인기가 별로 없지만 글로벌 시장에서는 엄청나게 잘 나가는 차량입니다. 미국 소형SUV 시장에서도 독보적인 판매량을 보이며 1위를 하고 있고 미국 전체 SUV 시장에서도 1위를 기록 중입니다. (7월까지 누적판매량 197,771대)


해외에서의 높은 인기와는 달리 국내에서는 일본차가 워낙 저평가가 되어 있고 안 좋은 이미지 때문인지 판매량이 저조합니다. 하지만 라브4에 대한 명성이 국내에서 조금씩 전해지면서 판매량을 늘려가고 있는데, 작년 국내 수입 소형 SUV 가솔린 모델중에서 1908대가 팔리며 1위를 기록하기도 했습니다.



그리고 RAV4 하이브리드 모델도 투입이 되면서 선택의 다변화로 국내 소형 SUV 시장을 본격적으로 공략하려고 하고 있습니다.


이렇게 한 스텝 올라 가려는 순간에 갑자기 논란이 터지면서 토요타는 상당히 난처한 상황에 빠졌습니다.


▲ TSP+ 등급을 얻은 2016 RAV4


토요타 RAV4, 미국과 한국은 다르다?


이슈의 요지는 한국토요타가 표시광고법을 위반했다는 겁니다. 허위광고로 지적된 모델은 RAV4 인데, 한국토요타는 한국에서 RAV4 가 미국 고속도로안전보험협회(IIHS)로부터 최고 안전 등급인 `톱 세이프티 픽 플러스`(TSP+)를 획득했다고 광고했습니다.


미국에서 RAV4가 TSP+ 등급을 획득한 것은 맞습니다. 그런데 뭐가 문제라는 걸까요?


문제는 국내 판매용과 미국 판매용 차량이 다르다는 것에 있습니다. 이미 지난달에 현대 투싼 역시 이런 논란에 빠진 적이 있습니다. 신형 투싼은 IIHS 충돌시험에서 RAV4를 제치고 미국 소형SUV 차량중에서 가장 높은 등급을 받아서 화제가 되었습니다. 논란은 그 후 일어났는데 국내용 투싼과 수출용 투싼은 안전보강재에 있어서 서로 다른 것이 밝혀졌기 때문입니다.


▲ 현대 투싼


이것이 투싼의 역차별 논란이었는데 이번에는 토요타 RAV4가 제2의 투싼이 되어 버렸습니다.


현대기아차는 수출용과 내수용 차량이 다르다는 것은 이미 국내에 널리 퍼진 사실인데, 미국에서 수입해오는 수입차는 동일한 차량일 것이라고 생각하는 분들이 많습니다. 저도 수입차량은 미국에서 판매되는 것과 동일한 차량이라 생각을 하고 있었는데, 이번에 투싼 차별 논란을 살펴 보면서 진실은 그게 아니라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현대기아차 뿐만 아니라 수입차 역시 미국 판매용과 한국 판매용은 부품이나 안전보강제에 있어서 다름이 있었습니다. 국내에 들여올때는 미국 보다는 조금은 느슨한 안전규격에 맞추어서 원가절감을 위한 조치가 있었던 것 입니다.



▲ 미국 판매용 RAV4에는 빨간색 원의 안전보강재가 있지만 국내 수입되는 RAV4에는 이 부분이 빠져 있습니다.


소비자들은 공정거래위원회에 한국토요타가 라브4 홍보를 하면서 TSP+ 획득한 것을 내세운 것에 대해서 이의를 제기하고 있습니다. 국내용은 미국판매용과 달리 범퍼에 안전보강재가 빠졌기 때문에 이 광고 자체가 불법이라는 것이죠.


맞는 말입니다. 미국에서 TSP+ 등급을 얻었다고 광고를 하면 소비자 입장에서는 당연히 두 차량이 동일할 것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충돌테스트 결과도 동일하게 받아 들일 수 밖에 없습니다. 그동안 현대기아차도 미국 충돌시험에서 자사의 차량이 높은 등급을 받은 것을 국내에서 동일하게 광고해 왔습니다. 이런 내막을 모르는 소비자들은 내수용 차량도 안전하다고 생각할 수 밖에 없습니다.


하지만 동일 차량이 아니라면 이 부분은 사기에 가까운 행위라 할 수 있습니다. 국내 소비자를 기만하는 행동인데 이런 부분이 최근 터진 투싼 논란으로 수면위로 떠오르게 된 것 입니다. 이번 토요타 RAV4 논란도 투싼 문제가 터지지 않았다면 조용히 넘어갔을 겁니다.


▲ '당신은 똑똑하다고(You are so smart)' 말하는 토요타


하지만 이제 소비자들도 학습을 통해 똑똑해 졌습니다. 이런 부분에 있어서 그냥 넘어가지 않고 공정거래위원회에 한국토요타를 신고를 했고 공정위는 정식으로 조사에 들어갔습니다.


커지는 불신감


공정위는 이번 논란에 어떤 결론을 내릴까요?


이미 국내 소비자들은 폭스바겐 배기가스 조작사건에 이어서 닛산 연비조작등 줄줄이 나오는 국내 차별 논란에 극도로 피로감을 느끼고 있는 상황입니다. 그동안 현대기아차에만 역차별을 받다가 그래도 차별하지 않을 거라고 믿었던 수입차에 배신을 당하니 이젠 믿을 회사가 하나도 없다는 생각이 가득할 것 같네요.


한국토요타는 이번 논란을 그냥 애써 덮을려고 하지 말고 진실되게 접근할 필요가 있습니다. 그렇지 않으면 폭스바겐과 같은 엄청난 후폭풍을 만날 수 있습니다. 수입한 차량은 미국 판매용과 다른 것을 인정하고, 허위광고에 대해서 마음을 담아 사과를 하는 것이 것이 오히려 피해를 최소화 할 수 있다고 봅니다.


그리고 RAV4를 구매한 소비자들에게 일정 부분의 보상금 지급도 필요합니다. 허위광고를 보고 구입한 소비자들도 있을 수 있으니 말입니다.

앞으로 국내에서 수입차나 국산차나 광고를 할 때 미국의 충돌시험 등급을 언급하는 것은 정부에서 허위광고로 강력하게 제재를 할 필요가 있습니다. 같은 차량이 아닌데 동일한 충돌테스트 결과를 언급하는 것은 소비자들에게 혼란을 줄 수 있기때문입니다.


이젠 더 이상 국내에서 이런 차별논란이 발생하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다 국내 소비자들을 호구로 보는 기업들의 시선 때문인데 정부도 강 건너 불 구경으로 방관만 하고 있으니 이젠 소비자들이 스스로 똑똑해지는 수 밖에 없습니다.


이젠 해외 판매용과 국내 판매용 차량은 다르다는 것을 소비자들도 확실히 인식을 할 필요가 있습니다. 이 부분은 현대기아차 뿐만 아니라 수입차 역시 동일하다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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