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내리고 한국 올린다? 벤츠 E클래스의 이상한 가격차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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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입차 시장의 빅카드라 할 수 있는 메르세데스 벤츠 신형 E클래스의 행보가 예사롭지 않습니다. 뉴스를 보니 사전 계약 기간에 7700여대가 판매가 되었다고 하는데 2월부터 시작해서 4개월동안 놀라운 결과를 만들어냈습니다. E클래스 판매량 전세계 3위의 기록을 가진 한국 시장의 저력를 다시 한 번 보여준 것 같습니다. 




풀체인지 신형 E클래스는 아시아 시장에서 한국에서 최초로 공개가 되었는데 그 만큼 벤츠가 한국 시장을 특별하게 생각하고 있다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그리고 한국 소비자들 역시 그런 벤츠의 배려(?)를 알고 높은 사전계약으로 화답을 해주었습니다.



시작부터 돌풍, 사전계약 8,000대에 육박


사전계약의 결과를 보면 이젠 벤츠의 고민은 한국에서 얼마나 많은 신형 E클래스를 파느냐가 아니라 이런 높은 수요를 과연 맞출 수 있을지 하는 것입니다. 한마디로 행복한 고민이 아닐 수 없습니다.


이런 행보라면 1년 기준으로 볼 때 작년에 기록했던 연간 판매량 19,960대는 충분히 넘어설 것으로 보입니다. 2만대 판매를 넘어서 어디까지 갈지 모르겠지만 정말 이렇게 작은 나라에서 E클래스와 같은 럭셔리 차량의 판매량이 2만대가 넘는 것은 참 대단한 것 같습니다.



세계 1위 자동차 시장인 미국에서도 벤츠 E클래스는 2015년에 49,736대가 팔렸습니다. 우리나라 보다 시장 규모 면에서 약 10배 정도 높은 시장을 가지고 있는 미국과 비교해서도 E클래스의 판매량은 큰 차이가 나지 않습니다.


시장 규모는 10배의 차이가 나는데 E클래스만 놓고 보면 3만대 정도의 차이뿐이 나지 않습니다.


벤츠 E클래스 판매량 2015년



한국 19,960대,  전체 자동차 시장규모 182만대
미국 49,736대,  전체 자동차 시장규모 1,750만대


전세계에서 3번째로 큰 시장


작은 시장임에도 한국이 미국, 중국에 이어서 세번째로 E클래스가 많이 팔리는 국가라고 합니다. 이러니 정말 벤츠가 사랑할 수 밖에 없을 것 같습니다. 이렇게 열렬한 사랑을 받으면 그에 맞는 피드백이 있는게 인지상정이 아닐까요?


예를 들면 이런 높은 사랑에 보답하는 차원에서 가격을 약간 이라도 인하 한다던가 하는 행동 말이죠.




한국은 그래도 봉?


하지만 이런 기대와 달리 메르세데스 벤츠 코리아 입장에서는 그냥 한국 시장은 봉으로만 생각하는 것 같습니다. 한국에서 아시아 최초로 공개를 하는등 신형 E클래스는 외형적인 부분에서는 한국을 생각하는 것 같지만, 가격적인 부분에 있어서는 차별적인 모습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최근 언론을 통해 알려진 소식을 보니 미국과 한국의 가격 정책에 있어서 차별점이 드러났습니다. 보통 수입차를 볼 때 미국 판매 가격이 한국 보다 더 저렴한 것이 사실입니다. 아무래도 미국 시장의 규모가 더 크기 때문인데, 그래서 미국에서 판매되는 신형 E클래스가 한국보다 더 싸게 판매 되는 것에 대해서 기분 나쁘거나 하는 부분은 없습니다.



▲ 미국 오토모티브 뉴스에 따르면 벤츠는 2017년형 모델의 가격을 2016년형에 비해서 1,000달러 인하 한다고 합니다. 6/15일 기사


그런데 문제는 벤츠는 미국에서 판매되는 10세대 모델을 9세대 보다 저 저렴하게 판매를 한다는 것 입니다. 한국 보다 더 싸게 파는 것은 이해가 되는데 한국에서 판매하는 E클래스는 가격을 더 올리고 미국은 내린다? 뭔가 차별받는 느낌이 나네요.


미국에서 하반기에 판매될 10세대 E클래스는 9세대 모델 보다 1,000달러 정도 가격을 인하 한다고 합니다.



▲ 미국 오토모티브 뉴스 기사


미국은 내리고 한국은 올린다?


미국에서의 가격은 E300 후륜구동은 5만3075달러에서 시작하고 사륜구동 E300 4매틱은 5만5575달러 부터 가격이 시작됩니다(배송비 포함). 9세대에 비해서 평균 2% 가량 가격이 낮아졌습니다.


하지만 미국과 달리 한국 시장에서는 오히려 판매 가격이 9세대 보다 높아졌습니다.


국내 판매 가격을 보면 10세대는 6560 ~7800 만원으로 9세대가 6030만원에 시작하는 것과 비교해 보면 500만원 정도 상승했습니다.


미국은 신형을 출시하며 구형보다 거의 1,000달러를 내렸고 국내는 500만원을 올렸습니다. 게다가 개별소비세 인하가 끝나는 7월 이후에는 가격이 더 오를 예정이라고 합니다. 개소세 인하후에는 가격이 재조정 될 것이라고 하는데 최종적으로 얼마나 더 상승할지 궁금합니다.



그동안 벤츠를 사랑해 주었던 나라에 이런 가격적인 차별로 화답하는 것은 유감스럽네요. 적어도 미국에서도 가격을 인하 했으면 한국에서는 가격을 동일하게 인하지는 못할 망정 최소한 가격 동결정도로 맞추어 주는 것이 도리가 아닐까 생각되네요.


벤츠 코리아는 E클래스를 공개하는 자리에서 9세대에 비해서 더 높은 상품성을 감안하면 가격 인상 부분은 없다라고 말했습니다. 그동안 현대기아차가 신차를 선보이면서 늘 이런 식으로 가격인상을 합리화 했는데 벤츠도 이런 부분은 잘 따라 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늘 있는 일이라 수긍을 했는데 미국에서의 가격 인하 소식을 들으니 한국 시장만 봉으로 취급하는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듭니다.



팍팍 올려도 잘 팔리는 한국


벤츠 코리아가 한국에서 이런 당당한 모습을 보여주는 것은 한국에서 E클래스의 인기가 너무 좋기 때문입니다. 가격을 올려도 너무 잘 팔리는데 굳이 가격을 내릴 필요가 없다는 생각을 할 겁니다. 아마 지금 높은 사전계약 결과를 보면서 '가격을 더 올릴걸..' 이런 생각을 가지고 있는게 아닌지 모르겠습니다.


미국 시장에서 E클래스의 판매량을 보면 시장 규모나 경제력으로 볼 때 큰 인기를 얻지 못한다고 볼 수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치열한 경쟁에서판매량을 높이기 위해서는 가격을 내릴 수 밖에 없습니다.


국내하고는 사정이 완전히 다른데, 국내 수입차 시장에서 E클래스와 경쟁할 차량이라고 하면 BMW 5시리즈 뿐이 없기에 그냥 땅집고 헤엄치는 식으로 영업을 한다고 볼 수 있습니다. 그러니 인하의 필요성을 느낄 필요가 없습니다. 아마 500만원이 아니라 더 높은 가격을 인상했어도 지금의 사전계약 결과를 만들어 냈을 겁니다. 



한국의 벤츠 E클래스에 대한 짝사랑이 계속될 수록 한국은 계속 봉이 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특히 벤츠는 모 수입차 브랜드와 비교할때 사회공헌활동도 거의 없고 국내에 투자하는 부분이 없는 회사로 유명합니다. 그냥 한국에서 차만 팔고 돈만 챙긴다는 인식이 강한데 이런 얌체같은 모습을 보이니 더 이미지가 안 좋아지는 것 같습니다.


현대기아차의 점유율이 점점 떨어져가면서 반대로 수입차의 가격적인 갑질의 행태는 조금씩 늘어나는 것 같아서 아쉽네요.


이렇게 외국과 차별되는 모습을 보이는 것에 대해서 현대기아차에만 분개할 것이 아니라 수입차에게도 같은 잣대로 바라 볼 필요가 있습니다. 한국 소비자가 똑똑하다는 것을 안다면 그들도 이렇게 가격 가지고 차별하는 일은 없을 거라고 봅니다. 최소한 가격적인 부분에 있어서 차별을 보이지 않는 회사의 차량을 구매해 주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라고 생각됩니다.


한국GM이 신형 임팔라를 국내에 선보이면서 파격적으로 미국보다 낮은 가격에 선보였습니다. 역차별에 가까운 모습이었는데 소비자들은 이런 부분에 대해서 화답했고 큰 인기를 누릴 수 있었습니다. 


결국 소비자의 권익은 소비자가 똑똑해야지 얻을 수 있다는 진리를 잊지 마시기 바랍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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