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국 임종하는 아슬란, 현대차 오만의 희생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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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려하게 국내 시장에 등장했던 아슬란이 그 출발과는 다르게 마무리는 상당히 우울하게 정리가 될 듯 싶습니다. 출시 후 단 한번도 제대로 기지개를 못 피고 곧 단종을 한다고 하니 말입니다.


그동안 아슬란의 단종 이야기는 계속 나왔는데 결국 이달중 아슬란 생산이 중단 된다고 합니다. 2017년이 넘어가기 전에 아슬란은 결국 임종의 수순을 밟게 되었습니다.



수입차의 공세를 전면에서 막아보겠다는 전략으로 탄생한 아슬란이지만 현대차가 계획했던 것 과는 다르게 시장에서 별다른 임펙트를 주지 못했습니다.


아슬란은 2014년 10월 준대형 그랜저, 프리미엄 대형 제네시스 사이의 공간을 매꾸기 위해서 등장을 했습니다.



제네시스, 에쿠스가 새로운 프리미엄 브랜드인 제네시스로 빠질 것을 염두해 두고 현대차에서 새로운 플래그십으로 키우고자 만들어진 모델입니다.


수입차를 견재하는 것과 동시에 현대차의 기함으로 상징성을 부여하고자 했을 겁니다.


그리고 아슬란이 출시되던 시점에는 현대기아차가 국내 시장에서 승승장구 하던 시절이라 자신감이 하늘을 찌르고 있었습니다. 그냥 현대차에서는 신차만 나오면 뭐든지 잘 팔리겠구나 하는 자만심이 충만할때였습니다.


▲ 5세대 그랜저


이미 그랜저와 제네시스가 너무 잘 나가는 시절이라 라인업 사이에 그랜저 플랫폼을 공유하는 아슬란을 살짝 넣어주면 이 역시 효자상품이 될 것이라 판단을 했을 겁니다.


하지만 결과는 현대차의 예상과 전혀 다른 모습으로 흘러갔고 그 결과 이렇게 출시 3년만에 단종이라는 비운의 차량이라는 타이틀을 받게 되었습니다.


그것도 한번이라도 화려하게 꽃을 피우지도 못하고 사라진 아슬란은 어찌보면 현대차 오만의 희생양이라 할 수 있습니다. 현대차도 아슬란을 살리기 위해서 온갖 다양한 방법을 동원 했습니다.



기함에 걸맞는 프리미엄 마케팅도 펼쳤고 지속적인 가격인하와 2017년형 모델에는 전륜구동형 8단 자동변속기와 개선된 람다2 엔진을 장착하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현대차의 여러가지 응급조치에도 불구하고 살아나지 못했습니다.


'백약이 무효하다'는 표현이 딱 어울리는데, 이런 결과가 나온 것은 아슬란의 태생적인 한계 때문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새로운 신차가 아닌 구형 5세대 그랜저의 플랫폼에 디자인만 변형을 해서 가격을 높여 선보인 차량이다 보니 소비자들은 그랜저, 제네시스 사이에서 전혀 차별성을 느낄 수 없었습니다.


▲ 제네시스 G80


만약 제네시스 뼈대를 가지고 만들었다면 그래도 프리미엄 이미지를 얻어서 생존할 수 있었겠지만 그랜저의 DNA를 이어받은 상황에서 그랜저 보다 높은 이미지를 얻기가 어려웠습니다.


두 차량의 차별성이 별로 없는 상황에 가격만 높아진 차를 소비자들은 선택하지 않았습니다. 이미 현대차는 이런 전략을 예전에도 사용한 적이 있는데 아마도 '마르샤'를 기억하는 분들이 많을 겁니다.


▲ 마르샤


마르샤는 쏘나타와 그랜저 사이에 나온 모델로 1995년 출시 되었는데 쏘나타의 뼈대에 약간의 디자인 변형만 해서 만들어진 차량으로 지금의 아슬란과 비슷한 길을 걸었습니다.


마르샤(쏘나타)

아슬란(그랜저)


마르샤도 틈새 공략을 위해서 출시가 되었지만 출시 3년만에 쓸쓸하게 퇴장을 한 역사가 있습니다.


그런대 현대차는 마르샤의 실패를 경험하고 나서도 또 한번의 '우'를 범 했습니다. 그때의 마르샤와 지금의 아슬란은 다를 것이라 생각을 했겠지만 소비자들의 선택은 똑 같았습니다.




눈 가리고 아웅식의 전략은 이제 더 이상 통하지 않는다는 것을 몸소 보여주었는데 아슬란 역시 형님인 마르샤 처럼 3년만에 퇴장을 하게 되었습니다.


현대차 입장에서는 마르샤의 전철을 또 다시 밟게 하지 않기 위해서 아슬란 살리기 대작전을 펼치며 힘겨운 생명연장을 해왔지만 또 한번의 실패를 경험하게 되었습니다.


판매량은 너무 형편없이 떨어지다 보니 더 이상 살릴명분도 없었습니다.



월 50대 이하로 떨어진 아슬란의 2017년 11월까지 누적 판매량은 겨우 438대에 불과 했습니다.


작년 12월에 출시된 신형 그랜저는 승승장구하면서 새로운 역사를 만들어가고 있지만 5세대 구형 그랜저의 복제품에 불과 하지만 가격만 높인 아슬란은 완전히 극과극의 길을 가고 있었습니다.


신형 그랜저의 엄청난 판매량은 아슬란의 부활 의지도 꺽어 버렸습니다.


▲ 신형 그랜저


그랜저, 제네시스 두 차량은 승승장구를 하고 있는 반면에 그 사이에 끼인 아슬란은 아무런 차별감이나 존재감을 드러내지 못하는 무기력한 모습을 보여주었습니다.


이제 현대차도 산소호흡기를 때어내고 2018년이 오기전에 사망선고를 내릴려고 하고 있습니다. 이미 희망이 없는 차량을 계속 끌고 간다는 것은 회사에 부담만 될 뿐 입니다.


또한 너무 잘 나가는 동생인 그랜저의 앞날을 위해서도 형인 아슬란이 조용히 물러나 주는 것이 그나마 아름다운 이별이라 할 수 있겠네요.


마르샤에 이어서 아슬란으로 또 한번의 실패를 경험한 현대차는 이제 더 이상 똑 같은 우를 반복해서는 안된다고 생각합니다. 이번에는 그때와 다르겠지 생각을 했지만 똑똑한 소비자들은 속지 않습니다.


현대차가 '오만'하지 않았고 '자만'하지 않았다면 아슬란 같은 차량이 나오지 않았을 겁니다. 좀 더 시간을 주고 개발해서 훨씬 완성도 있는 차량을 내보냈다면 이런 비극을 또 경험하지 않았을 겁니다.



아슬란 후속도 이젠 한국에서 만나 볼 수 없게 되었습니다. 개인적으로 후속 모델은 그래도 조금은 기대를 했기에 아쉽네요.


현재 들리는 루머에 따르면 아슬란의 후속 모델은 좀 더 다듬어서 미국 시장에 출시를 한다는 이야기가 나오고 있습니다.


국내와 달리 미국에서는 폭망에 가까운 판매량을 기록중인 그랜저를 현대차는 더이상 끌고 갈 생각이 없는 것 같습니다.


▲ 5세대 구형 그랜저만 판매중인 미국


더 이상 그랜저를 미국에 판매하지 않겠다는 선언한 현대차는 현재 신형 그랜저를 미국에 출시하지 않고 있습니다.


지금 미국에서 판매되고 있는 그랜저는 5세대로 아슬란이 국내에서 단종이 된 것 처럼 미국에는 그랜저가 단종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그 대신에 아슬란 후속을 미국 시장에 투입해서 다시 한번 대형차 시장에서 재 도전을 꿈구고 있다고 합니다.


이 전략을 성공할지는 미지수지만 그동한 현대차는 대형차 시장에서 제네시스 외에는 성공을 경험한 적이 없기에 큰 기대를 하기는 어려울 것 같습니다.


▲ 한국GM 캡티바


얼마전 단종 발표를 한 쌍용 체어맨, 한국GM 캡티바에 이어서 또 하나의 차량이 우리곁을 떠나갑니다. 가뜩이나 선택의 폭이 작은 국내 시장에서 단종 차량들이 많아지는 것은 좋은 현상은 아닙니다.



완성차 업체들이 경쟁력 있는 차량들을 개발하면 오랜 시간 볼 수 있을텐데 그렇지 않은 차량들을 만들어내면서 생명주기가 점차 짧아지고 있습니다.


다음에 나올 신차는 좀 더 경쟁력을 갖추어서 선택지가 작은 국내 자동차 시장에서 오랜 시간 생명력을 이어갔으면 좋겠습니다.


by 카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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