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봉 3천만원 인상과 강성노조, 출구 보이지 않는 현대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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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현대차를 보면 일이 안 풀려도 이렇게 안 풀릴 수 있나 하는 생각이 들 정도로 모든 상황이 베베 꼬인 것 같습니다. 이제 위기론을 넘어서 지금과 같은 문제 상황이 계속 된다면 회사의 존립에 심각한 위협이 되지 않을까 하는 걱정이 들 정도 입니다. 풀리는 문제는 없고 새로운 문제만 쌓여 가는 출구 없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현대차의 문제는 참 여러가지로 볼 수 있습니다. 일단 보여지는 가장 큰 문제라면 국내외 판매량이 계속해서 감소하고 있는 것도 있지만, 그 보다 더 큰 문제는 현대차의 고질적인 위협요소들이 늘 상주하며 계속해서 괴롭히고 있다는 것 입니다.



최근 대통령 후보중에 한명이 본인이 당선이 되면 강성노조를 뿌리 뽑겠다는 다소 강경한 발언을 해서 화제가 되기도 했습니다. 이 발언에서 언급한 강성노조의 핵심중에 하나는 현대기아차 노조 입니다.


우리가 흔히 '귀족노조' 라 부르곤 하는데 이번 발언 때문에 인터넷이 후끈 달아 오르고 있습니다.


각종 자동차 커뮤니티 사이트나 관련된 발언에 달린 포털 뉴스의 댓글을 보면 다양한 의견들이 쏟아져 나오고 있습니다.



국내에는 현대기아차에 대한 부정적인 이슈들이 워낙 많고 '100만 현대 안티 세력'이 존재하다 보니 그 안에 속한 노조 역시 동일한 지탄의 대상이 되곤 합니다.


그래서 그런지 강성노조 강경 발언에 대해서 옹호 하는 댓글을 생각보다 많이 접할 수 있었습니다.


강성노조 비판 후보 도와주는 현대차 노조?


그런데 그런 강성노조 비판 발언이 나온 이후 공교롭게도 현대차 노조가 오히려 그런 발언을 한 후보를 도와 주는 재미있는 상황을 연출하고 있습니다.


현대차 노조는 최근 ‘2017년 단체협상’을 위한 상견례를 진행하면서 순이익 30% 성과급 지급과 기본급 15만4883원 인상 등을 요구했습니다. 이외에도 상여금을 현행 750% 에서 800% 인상하는 조항도 담겨 있습니다.


만약 이번 노조의 요구를 다 들어준다고 할때 조합원 1인당 연간 3천만원 가량의 임금 인상 효과를 예상해 볼 수 있습니다.



이번 현대차노조의 3천만원 임금 인상 요구를 둘러싸고 지금 인터넷에서는 현대차 노조에 대한 비난들이 쏟아지고 있습니다.


물론 옹호하는 반응도 있지만 제가 볼 때는 비난하는 댓글의 수가 훨씬 많음을 알 수 있습니다.


재미있게도 강성노조를 강하게 비판한 후보를 지지하는 댓글들을 많이 발견할 수 있었는데 현대차 노조가 특정 후보를 도와 주는게 아니냐는 농담섞인 의견들도 많았습니다. 


국내에서 대다수의 국민들은 '현대차 = 노조' 를 동일시 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그렇기에 현대차도 싫어 하지만 거기에 불을 붙이고 있는 노조 역시 싫어 합니다. 꼴보기 싫은 것은 '노사' 둘다 마찬가지 입니다.



이번 현대차 노조 3천만원 인상 요구와 관련된 내용이 기사화 되면서 오히려 강성노조를 뿌리 뽑겠다고 외친 대선후보는 오히려 도움을 받고 있는 이상한 상황이 되고 있습니다.


강성노조 타도를 외친 후보를 강성노조의 상징인 현대차 노조가 도와주고 있으니 말입니다. 기가 막힌 타이밍인데 그 후보는 현대차 노조에 감사를 해야 하는 거 아닌지 모르겠습니다.


3천만원 연봉 인상이 논란이 되고 있는 이유


이번 3천만원 요금 인상 발언이 특히 논란이 되고 있는 것은 지금 현대차의 상황이 상당히 좋지 못하기 때문입니다.


올해가 아니라 이미 몇년전 부터 시작된 현대차 위기론은 그 강도가 희미해지기는 커녕 시간이 갈수록 더욱 강해지고 있습니다.


특히 올해 여러가지 악재들이 동시 다발적으로 터지면서 현대차는 현재 출구가 보이지 않는 암흑속에 빠져 있는 상황입니다.

▲ 세타2 GDI 엔진


특히 최근 터진 세타2 엔진 리콜 파문으로 국내외에서 147만대 리콜을 해야 하는 상황에 처해 있는데 이로 인해 엄청난 금전적인 손실은 물론 이미지 하락으로 이중고를 겪고 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엎친데 덮친 겪으로 국내에서는 또 다른 리콜 문제로 정부와 '강대강' 대치를 하고 있습니다.


국토교통부가 최근 안전운행에 지장을 주는 결함 5건에 관해 리콜을 권고했으나 현대측은 이를 따르지 않았고 국토부는 결국 '리콜 청문회'를 거쳐 강제 리콜 여부를 결정할 방침 입니다.


▲ 싼타페


지금까지 국토부 리콜 요구를 경우는 이번 현대차가 처음이어서 정부도 당황한 모습이고 소비자 역시 놀라고 있습니다.


큰 자동차 시장을 가지고 있는 미국이나 중국에서는 스스로 발빠르게 리콜 명령에 발 빠르게 대응하는 모습과는 사뭇 다른 모습이기 때문입니다.


현대차가 국내와 미국 시장에 동일한 잣대가 아닌 역차별을 하고 있다는 피해 의식이 있는 국내 소비자들에 이런 현대차의 행동은 더욱 화를 불러일으킬 수 밖에 없습니다.


▲ 투싼


그저 국내 시장을 우습게 보고 있다는 인상을 줄 수 있기 때문입니다.


소비자에게 신뢰받지 못하는 현대차 노사


이렇게 현대차는 국내에서 국민들의 신뢰를 빠른 속도로 잃어가고 있는데 올해는 그 속도가 더욱 빨라지고 있는 듯한 느낌입니다.


현대차를 웹상에서 '쿠킹호일', '흉기차' 이런 다양한 표현으로 부르고 있습니다.


대개 부정적인 인식이 내포된 이름들인데 이런 닉네임을 얻게 된 가장 큰 요인은 품질에 대한 불신 때문이라 할 수 있습니다.



자동차는 생명과 직결된 품목이고 그렇기 때문에 차량의 품질은 가장 중요한 요소입니다. 하지만 현대차는 이런 기술에 대한 신뢰에 있어서 국내에서 전혀 신임을 받지 못하고 있습니다.


이런 불신의 화살들은 현대차에게만 향하는 것이 아니라 자동차를 직접 만드는 노조에게도 향하고 있습니다.


현대차는 기술에 대한 신뢰도도 떨어지지만 그와 함께 조립불량에 대한 불신 역시 큽니다.


그러다 보니 마지막 조립을 담당하는 노동자들과 그들이 속한 노조에 대한 감정이 좋을리가 없습니다.



현대차 노조는 세계 최고 수준의 임금과 복지를 누리고 있지만 그에 합당한 정말 믿을만한 품질의 차를 만들고 있는지에 대한 소비자들의 불만은 꾸준히 제기되고 있습니다.


글로벌 자동차 업계 임금 비교 (2016년 기준)


현대차 9600만원

기아차 9700만원

토요타 7961만원

폭스바겐 7841만원


특히 고임금에 대한 이야기가 많은데 글로벌 유명 자동차 브랜드와 임금 비교를 해도 현대기아차 노조는 확실히 높은 수준을 차지하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이런 높은 임금 때문에 노조를 부정적인 시각으로 보는 건 맞지 않습니다.






높은 임금을 받는 대신에 수준 높은 차량들을 만들어내고 효율성과 생산성에서 우수한 모습을 보여준다면 1억이 넘는 연봉인들 어떠겠습니까? 그럼 2억을 받아도 상관이 없습니다.


하지만 현대차 노조가 욕을 먹는 이유는 높은 수준의 임금을 받아 가면서 효율성 측면에서는 글로벌 경쟁 업체에 못 미치고 있기 때문입니다.


차 한대 만드는데 소요되는 시간(HPV)


현대차 26.8시간

토요타 24.1시간

폭스바겐 23.4시간


표에서 보시는 것 처럼 차 한대를 만드는 시간이 현대차가 세계 1, 2위를 다투는 토요타, 폭스바겐 보다 떨어지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 2018 신형 토요타 캠리


이들보다 높은 연봉을 받는다면 그들보다 앞선 무엇이 있어야 하는데 현재로서는 그런 앞서는 부분은 임금 외에는 보이지 않는 것 같습니다. 


더 높은 임금에 생산성은 떨어지고 품질과 브랜드 파워 역시 글로벌 브랜드에 밀리고 있습니다.


아직 브랜드 이미지와 차량의 라인업도 부족한 상태에서 가격 경쟁력까지 갖추지 못한다면 경쟁력은 뻔할 수 밖에 없습니다.


▲ 중국 판매용 쏘나타


결국 현대차는 이런 복합적인 요인들로 글로벌 시장에서 점점 점유율을 잃어가고 있습니다.


특히 세계에서 가장 큰 시장인 중국에서는 지난달 전년 동월대비 판매량이 반토막이 났습니다.


사드(THAAD) 문제 때문이라고 말하지만 그 보다 더욱 복합적인 원인들이 이번 부진의 내면에 숨어 있습니다.



악재에 빠진 현대차, 보이지 않는 출구


지난 26일 현대차는 1분기 실적을 발표 했는데 매출은 23조3360만원 영업이익은 1조2천508억원, 당기순이익은 1조4천57억원을 기록했다고 밝혔습니다.

매출은 4.5% 늘었지만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6.8% 감소했고, 당기순이익은 20.5% 하락 했으며 영업이익률 역시 전년 동기 대비 0.6%포인트 하락한 5.4%를 기록했습니다.


매출은 늘었는데 영업이익과 순이익이 감소하고 있다는 것은 수익성은 악화 되고 있다는 징조 입니다.



이렇게 악재와 악재 속에 현대차는 휩싸여 있습니다.


국내에서나 쏘나타 뉴라이즈, 신형 그랜저 같은 신차의 활약 때문에 선전하고 있는 것 처럼 보이지만 전체적으로 보면 여전히 끝이 보이지 않는 터널을 달리고 있습니다.


이런 출구가 보이지 않는 상황에서 노사가 힘을 합쳐서 달려도 터널에서 벗어나기가 쉽지 않습니다.


이런 상황이다 보니 최근 현대차 노조의 3천만원 임금 인상 요구는 국민들이 보기에 납득이 가질 않습니다.


왜 현대차 노조가 자기들 배만 불리는 귀족노조라 불리고 있는지 그 이유를 확실하게 국민들에게 알려주는 계기만 만들어 줄 뿐 입니다.



사실 현대차 노사에게 '상생' 이라는 단어는 기대하지도 않습니다. 너무나 오랜~ 시간 노사가 대립하면서 싸워 왔기 때문입니다.


매년 연례행사 처럼 되풀이 되는 파업과 고용세습 등 현대차 노조를 향한 부정적인 시각들은 점점 커져가고 있습니다.


회사를 글로벌 1등 기업으로 만들 비전을 가지고 있는 건지 아니면 회사를 파멸로 이끌기 위해서 나아가는지 모를때가 많습니다.


큰 기대는 하지 않겠지만 그래도 이젠 서로의 욕심과 주장만 되풀이 하지말고 서로 상생을 위해서 손을 잡는 모습을 한번쯤은 보여 주었으면 좋겠습니다.


이렇게 국민의 사랑을 받고 성장한 현대차가 자중지란으로 스스로 무너지는 모습은 보고 싶지 않습니다.


이런 모습을 보고 좋아할 것은 결국 토요타, 폭스바겐, GM 같은 경쟁회사들 뿐이니 말입니다.


by 카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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