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조의 러시안룰렛, 벼랑끝으로 달리는 한국GM

반응형

요즘 국내 완성차 업체를 보면 쌍용차를 제외한 4개사가 전부 다 위기에 빠진 듯한 모습입니다. 무게의 깊이는 다르겠지만 상황이 좋지 않은 것이 사실인데 그 급박함으로 보면 한국GM이 가장 위험한 상황입니다. 작년까지만 해도 모든 것이 좋아 보였던 한국GM에게 도대체 무슨 일이 생긴걸까요?


이미 블로그를 통해서 한국GM의 위기에 대해서 여러번 언급을 했는데, 요즘 정말 파국으로 치닫는 모습을 연출하는 것이 아슬 아슬 줄타는 것 같아 안타깝습니다.



사실 이글을 쓰기 전에 현대차의 위기에 대해서 다룰려고 했는데 지금 한국GM의 돌아가는 모습이 상당히 위험스러워 보이기에 먼저 작성을 하게 되었습니다.


얼마전에 한국GM의 수장인 제임스 김 사장이 자의반 타의반(?)으로 사표를 내고 8월 31일 회사를 떠나는 것에 대한 이야기를 했습니다. 이미 판매량 하락으로 어려가지 어려움속에 직면한 한국GM은 이제 선장까지 잃으면서 정말 폭풍속을 포류하게 된 것 입니다.

▲ 한국GM 제임스 김 사장


선장을 잃은 배를 위해서 그나마 남아있는 직원들이라도 더욱 힘을 내서 회사가 정상화 되는데 힘을 보태기를 원했지만 상황을 보니 직원들도 배를 살릴 생각을 별로 하는 것 같지 않습니다.


가장 우려했던 일들이 슬슬 벌어지고 있는데 한국GM은 정말 브레이크가 고장난 폭주기관차 처럼 파멸을 향해서 달리고 있습니다.


한국GM 노조, 파업의 시동을 걸다


전국금속노조 한국GM 지부는 7일 '2017년 임금인상 에 관한 쟁의행위 결의' 찬반 투표에서 찬성 9199표, 반대 2306표, 기권 1877표, 무효 67표 등 총 68.4%의 찬성율로 파업을 가결 했습니다.


앞으로 노조는 열흘간의 조정 기간을 거쳐 중노위원의 조정 결과가 나오는 대로 쟁의권을 확보해 파업 돌입 여부를 결정 하게됩니다.


자동차 회사 노조의 연례행사인 '하투'가 다가 오면서 슬슬 파업의 분위기가 감지되고 있었던 건 사실이지만 그래도 이번에는 조금은 다른 결정이 나올지 알았습니다.




회사는 지금 풍전등화 상태로 폭풍속에서 언제 난파가 되어도 모를 정도로 위험한 상황에 빠졌기 때문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적.어.도 이번에는 모두가 죽는 길을 선택 하기 보다는 함께 살고자 하는 상생의 길을 선택하지 않을까 하는 작은 기대감이 있었던게 사실 입니다.


하지만 노조는 상생 대신에 이번에도 권총을 꺼내들었습니다. 회사를 상대로 '러시안룰렛 게임' 을 원하는 것 같습니다.


▲ 신형 크루즈


회사의 운명이 경각에 달려 있는 상태에서 무려 68% 의 직원이 파업에 찬성을 했다는 것이 그저 놀랍기만 할 뿐 입니다.


한국GM 노조 요구 사항


기본급 15만4883원 인상

통상임금(424만7221원)의 500% 성과급 지급

각종 수당 현실화

2개 조가 8~9시간씩 근무하는 현행 ‘8+9주간 2교대제’를 ‘8+8주간 2교대제’로 전환

공장 휴업 시에도 급여를 보장하는 월급제를 도입


폭풍속에 흔들리는 침몰 직전의 배를 선원들이 안전하게 항해를 마지고 항구에 정박 하는 것이 최우선이 되어야 하는데, 그 보다는 자신들의 요구를 들어주지 않으면 파업을 하겠다고 으름장을 놓고 있습니다.


회사가 어려운 상황이 아닌 보통의 상황이라면 이런 요구를 할 수 있겠지만 지금은 회사, 노조 모두 비상시국입니다.


같이 죽자는 마음 보다는 한걸음 물러나서 일단 함께 살자는 '상생'의 마음을 가져야 하는 것이 급선무가 아닐까 생각 되네요.


이미 한국GM은 작년에 교섭결렬로 14차례 부분파업을 진행했고 그로 인해 1만5천여대의 생산차질을 경험한적이 있습니다.


▲ 임팔라


작년에는 그래도 나름 회사가 상승세였기 때문에 파업의 풍파 속에서도 버텨낼 재간이 있었지만 올해는 상황이 180도 다릅니다.


이미 최근 3년간의 영업적자가 1조9718억원에 달하는 등 재정상태가 극도로 나빠져 있는 상태이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그 보다 더 큰 문제는 회사에 비전이 사라지고 있다는 것 입니다.


2017년이 시작될때만 해도 두자리수 점유율 돌파라는 거창한 목표를 세웠던 한국GM은 이젠 그런 목표는 사라진지 오래고 한국GM 철수설이란 거대한 먹구름이 회사에 잔득 드리워진 상태 입니다. 


지금 한국GM 앞에 놓여진 난관들은 한두가지가 아닙니다.


▲ 스파크


주력차종인 말리부, 신형 크루즈, 스파크 뿐만 아니라 모든 차량들이 판매량 부진에 빠진 상태로 현재 3위 자리를 지키기도 버거워 하고 있습니다.


한국GM 주력모델 6월 판매량(전월과 비교)

스파크 3,925대 (+6.6%)
말리부 2,879대 (-18.0%)
신형 크루즈 1,434대 (+23.6%)
트랙스 1,071대 (-8.1%)


작년 꼴찌에서 르노삼성을 잡고 4위에 오른 쌍용차는 현재 흔들리는 한국GM을 잡고 3위로 뛰어오르려고 하고 있습니다.

지금까지 한국GM은 3위 자리를 누구에게도 넘겨준 적이 없었는데 올해는 그 자리를 내려올 가능성이 상당히 커졌습니다.


만약 지금의 속도로 추락을 하게 되면 르노삼성에게 추월되서 굴욕적인 꼴찌로 올해를 마무리 할 가능성도 있습니다.


6월 판매량


한국GM 11,455대

쌍용 10,535대

르노삼성 9000대


한번 붙은 하락의 가속력은 쉽게 떨어지지 않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지금은 꼴찌로 떨어지는 것이 문제가 아니라 한국GM 철수에 대한 문제가 더 크다고 할 수 있습니다.



한국GM은 미국GM의 자회사 입니다.


GM은 현재 글로벌 시장에 진출을 하고 있는데 최근들어 이익이 나지 않거나 비전이 없는 해외 사업장을 과감하고 냉정하게 정리하고 있습니다.


효율성이 떨어지고 문제가 많은 시장은 도려내고 되는 쪽에 올인을 하겠다는 전략인데 이미 유럽, 인도, 호주, 동아프리카, 남아프리카 사업장을 정리하고 철수를 선언 했습니다.


▲ GM유럽을 PSA그룹에 매각한 GM


이제 그 다음 타자가 어디가 될지가 초유의 관심사 인데 지금 한국GM의 돌아가는 상황을 보면 딱 다음 철수 지역은 한국이 가장 유력해 보입니다.


이미 판매량 하락으로 점유율은 떨어지고 노조는 언제나 그렇듯이 자기 밥그릇만 찾고 있고 공장 효율성 역시 떨어지기 때문에 아직까지 GM이 사업장을 유지하고 있는 것이 신기할 정도 입니다.


한국 노조와 상당히 유사한 모습을 보이고 있는 호주에서 GM은 높은 인건비와 낮은 효율성 등을 이유로 2013년 철수를 했는데 한국GM 노조는 호주를 타산지석으로 삼을 필요가 있습니다.


▲ 말리부


이미 국내 판매량도 줄어든 마당에 GM이 유럽에서 철수 하고 유럽 수출하던 물량이 사라지면서 한국GM 수출량은 2012년 65만5878대로 최고를 기록한 후에 작년에는 41만대 수준으로 떨어졌고 올해는 더 떨어질 것으로 보입니다.


내수, 수출 모두 생산량이 떨어지는 한국GM을 유지할 명분등은 이미 사라지고 있고, 여기에 싸움만 하자는 강성노조를 보는 GM의 시각이 좋을 수가 없습니다. 

그리고 그동안 GM이 한국 사업장을 정리하지 못하게 하는 가장 큰 장애물이 이제 조만간 사라집니다.


산업은행은 2002년 GM이 대우자동차를 인수할 당시 2017년 10월까지 보유 지분을 매각할 때 한국지엠 지분을 팔지 못하게 하는 거부권 협약을 맺었습니다.


이 협약 때문에 올해 10월 까지는 철수를 하고 싶어도 할 수 없었는데 그 견제장치가 사라지면 GM은 지분을 다른회사에 매각하고 떠날 수 있습니다.


현재 들리는 소식에 따르면 GM이 한국GM의 3대주주인 중국 상하이기차에 한국GM을 매각할 수 있다는 이야기도 나오고 있습니다. 현실이 될지 안될지는 모르겠지만 위험한 것은 분명 합니다.


이렇게 한국GM의 돌아가는 모든 상황이 나쁘게 흘러가고 있습니다. 지금 GM 본사는 지금 깊은 고민에 빠져 있을 겁니다.




한국GM을 유지 하느냐 아니면 과감하게 정리 하느냐의 고민 속에서 이번 한국GM 노조의 움직임은 상당히 큰 영향을 끼칠 것으로 보입니다.


같이 죽자는 노조, 이젠 생각을 바꿀때


회사가 침몰하는 가운데서도 파업을 강행 하는 노조의 모습을 본다면 오히려 GM의 결정이 더 수월해 질 수 있습니다.


침몰하는 배를 살려내기 보다는 그냥 버리고 다른 멀쩡한 배를 키우는 것이 더 효율적일테니 말입니다.


이미 시장에서 경쟁력을 잃어가고 있는 주력차종의 판매량 하락에 이번에 노조가 파업을 강행 한다면 GM뿐만 아니라 소비자들도 완전히 등을 돌릴 겁니다. 


침몰하는 배를 선원들도 살려낼 생각이 없는데 소비자들도 그런 회사에서 나오는 차량을 구매할 필요가 없습니다. 가뜩이나 판매량이 하락하고 있는데 여기서 소비자들까지 차량을 구매하지 않고 등을 돌린다면 파멸의 길은 더욱 빨라질 것입니다.


▲ 트랙스


러시안룰렛은 한 쪽이 죽어야 끝나는 게임이지만, 한국GM 노조가 벌이는 러시안룰렛은 누가 이기든 모두 죽는 게임 입니다.


이런 살벌한 게임은 이젠 좀 그만하고 서로 사는 상생의 게임을 하는 것은 어떨까요?


by 카이


한국선 승승장구 그랜저, 미국선 결국 눈물의 단종

클립카드 직접 써보니, LG페이 삼성페이와 뭐가 다를까?

반응형

댓글

Designed by JB FACTORY